지난 금요일 시내 모음식점에서 ?열린전북? 주최로 전문가 좌담회가 있었다. 좌담회는 자연스럽게 지난 16일 도의회 본 의회에서 가결된 직불제 조례안부터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서 이대종 전농전북도연맹 정책위원장은 '경쟁력강화보다는 소득보전에 우선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힘만으로는 농가의 소득보전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의무화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조례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조례안 제정을 적극 찬성을 하였다.
이에 대해 문명수 도농식품국장은 명확한 반대의견을 표하였다. '직불금은 소득안정에 별로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쌀농업의 경쟁력을 위해 사용해야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어 질문에 답할 차례가 왔을 때 매우 곤혹스러웠다. 조례제정의 찬반이 곧 바로 소득보전 우선이냐, 경쟁력 우선이냐의 문제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 직불제가 만능이 아니다
전라북도가 직불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하는 일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그 만큼 전북이 타 지역에 비해 농가소득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농업문제를 지역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불제는 WTO에서 허용하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시장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농가의 소득을 지지하고, 개방으로 인한 소득감소에 대응 할 수 있다. 이것이 농민단체가 직불제 조례에 찬성하는 주요 이유이다. 미국은 2008년도 농업법을 통해 곡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여 농가소득 역시 유례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보전 직접지불을 도입하여 농가소득에 대한 지지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직불금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도 쓸 수 있고 농업 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차원에도 쓸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일정규모 이상의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단위 직불제를 활용한다. 개별경영규모 4ha, 마을 단위 영농조합은 20ha 이상에 한정하여 지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방식을 통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하여 대규모 영농계층을 육성하고 있다. 농가단위 직불제를 경쟁력강화를 위해 영농규모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농업구조조정이 마무리 되었는가 아닌가의 차이이다
중요한 것은 개방화에 대응해서 지역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이다. 전북의 쌀 생산은 전국 쌀 생산량에서 3위, 지역 내 농업총생산액에서는 1위이다. 우리는 이미 쌀을 개방한 일본과 타이완에서 배워야 한다.
일본에서는 수입쌀이 냉대를 받아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수입쌀은 관세를 부과해도 일본쌀과 경쟁이 안 된다. 로칼 푸드라고 불리우는 지산지소운동도 한 몫 했다. 학교급식의 경우 지자체 등의 지원으로 일본쌀을 공급 어려서부터 일본쌀에 입맛이 들었다. 그러나 타이완 쌀 시장은 고급 쌀과 중저가 시장으로 둘로 쪼개져 외국수입쌀이 파고들었다. 타이완 쌀은 높은 관세에만 의지하여 그저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구조개혁이 이미 완료된 미국, EU와 달리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영세농 구조인 일본은 일정규모 이상의 농가에 한정하여 직불제 등 지원을 집중하여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 개방에 대응하면서 국민들에게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을 농정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 세계를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라
얼마 전 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인 도시민을 대상으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했다. 도시민 농업인 모두 농정 1순위가 시장 개방대책이라 응답하였다. 쌀은 과잉이다. 벌써부터 국제 쌀값 급등과 DDA 협상 결렬 등 대외여건의 급격한 변화를 맞아 쌀을 조기 관세화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관세화 유예기간에 품질개선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선을 분명히 긋고 세계를 생각하면서 지역에서 행동해야한다.
/소순열(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