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CCTV 농촌도 필요하다 - 홍동기

홍동기(편집부국장)

폐쇄회로 텔레비젼을 뜻하는 CCTV(Closed-Circuit Television).

 

CCTV는 원래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행동 등을 감시하기 위해 고안된 시각용 감시공학기계이다.

 

이런 CCTV는 도입 초기에 주로 방범용으로 금융기관 등 일부에 국한돼 설치됐으나 이제는 현대인의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너무나 쉽게 접할수 있는 첨단기기가 됐다.

 

공공기관 건물은 물론 아파트 엘리베이터및 주차장 ·주요 도로·달리는 시내버스·골목길 등에서도 CCTV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수 있다.

 

개인들도 집앞 쓰레기 무단 투기나 자동차 훼손 등을 막기 위해 CCTV를 너도나도 설치하고 있고, 엄포용으로 빈 껍데기뿐인 가짜 CCTV도 등장시키고 있다.

 

현대인들은 가히 CCTV천국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우리 모습은 은행에 들어서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할때, 고속도로를 달릴때, 심지어 집앞 골목길을 지날때 등 어디를 가나 알게 모르게 CCTV를 통해 촬영되고, 누군가에 의해 관찰되고 있다.

 

분명 CCTV는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 미궁에 빠질 뻔한 범죄사건을 해결토록 하는등 각종 범죄사건 해결및 예방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충격을 줬던 한 사례로, 금년 3월 발생한 서울 창전동 일가족 모녀 4명의 실종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전직 유명프로야구선수 이모씨(자살)가 지목될수 있었던 것도 이씨가 대형 가방을 들고 살해 가족 거주 아파트를 여러 차례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을 담은 엘리베이터안의 CCTV 덕분이었다.

 

CCTV는 또 도로및 터널내에 설치돼 차량소통상태·위험상황 등을 알려줘 차량운전자들에게 정체구간을 피하거나 사전대비토록 하는등 순기능이 커 그 쓰임새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CCTV를 통해 누군가에 의해 행동이 감시되고 통제됨으로써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적잖게 뒤따르고 있다.

 

학교내 CCTV 설치추진 논란도 그 한 예이다.

 

얼마전 전북교육청이 학교폭력 예방및 비행방지 등을 위해 도내 100여 초·중·고교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하고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희망을 조사하고 나서자 전교조에서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감시해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 오히려 정상적인 교육을 가로막을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같은 논란은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에서 비롯되고 있다.

 

CCTV 이야기를 다소 장황하게 꺼낸 것은 CCTV 불모지나 다름없는 농촌지역을 심각하게 멍들고 신음하게 만드는 쓰레기 문제 때문이다.

 

필자는 주말이면 부모님이 계시는 김제시 백산면 시골고향을 자주 찾아 산책을 하곤 하는데 후미진 도로 양편과 수로 등 곳곳이 각종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 오염돼 가는 모습을 목도, 기분을 잡칠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수북이 쌓여 있거나 나뒹글고 있는 쓰레기는 냉장고 ·TV·선풍기, 콘크리트 덩어리· 플라스틱· 판때기 등 폐 가전제품및 건축자재들까지 망라돼 있다.

 

대부분 도시지역에서 발생돼 차량등에 실려 야간에 버려진 것들로, 낙엽이 지고 수풀의 기세가 완전히 꺾여 산하가 나신(裸身)을 드러낸 겨울철엔 그 광경이 더욱 볼썽사납기 그지 없다.

 

노인인구가 대부분인 농촌지역 주민들 스스로 환경감시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따라서 비양심적으로 농촌산하를 더럽히는 쓰레기 불법 투기행위를 막기위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감시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때이다.

 

농촌지역 주요 도로입구에도 CCTV를 설치, 쓰레기 운반 불법 투기차량을 추적 단속하는 것도 그 방안의 하나일 것이다.

 

/홍동기(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