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에 겨워 덩실 덩실 어깨춤을 추는 군민이 있는가 하면 기쁨에 북받쳐 오열을 하는 군민도 보였다. 군민들의 환호를 받은 김세웅 군수는 '군민여러분과 함께 한 기업도시 유치는 감동의 드라마였다'고 화답했다."
무주군 기업도시 선정 당시 지역주민의 반응을 전북일보는 이렇게 전했다.
그 후 3년이 지난 현재 무주군 주민들은 분노로 변해 있다. 특히 기업도시 예정지인 안성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지역 및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고 있는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누가 순박하기만 했던 무주군 주민들을 이렇게 화나게 했나.
기업도시의 주체인 대한전선이 처음부터 기업도시 개발에 의지가 있었는지 조차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의심이 간다. 무주가 기업도시로 결정됐을 때 가장 기뻐해야 할 대한전선의 목소리는 주민들의 워낙 큰 환호속에 묻힌 탓인지 잘 들리지 않았다. 컨소시엄 구성 등의 노력을 했다지만, 그 후에도 미적거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실 대한전선은 관광개발 분야로 특화된 기업이 아니다. 무주리조트의 주인이지만, 무주리조트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인수한 것일 뿐이었다. 리조트 운영 과정에서 노하우를 좀 쌓았겠지만, 관광개발의 경험은 없다. 기왕의 무주리조트에 대한 투자마저 인색하다는 평까지 받아왔다.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은 현재 입장도 모호해서다. 회사 경영진은 최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업 포기가 아니라 보류라고 말했다. 군수와 군의장 등에게도 똑같은 메시지를 보냈지만, 주민들이 사업 포기로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업 포기인지, 보류인지 여전히 헷갈린다. 주민들이 제한을 받는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단 풀어주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든지,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는 기업도시 추진 의지를 갖고 있는 회사 경영진의 이야기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회사 경영진의 말대로 현재 상황에서 기업도시에 투자를 하게 되면 회사가 망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는 물론 안될 일이다. 돈을 버는 회사에게 지역을 살리라고 투자를 강요할 수 없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분노가 회사로 향하는 데는 기업의 책임이 크다. 서비스업인 관광·레저 분야는 기본적으로 지역 친화적일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기 때문이다.기업도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직접 나서 전북도민과 무주군민에게 어떤 조건이 될 때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히는 게 기업도시를 성원했던 지역민들에게 최소한가 아닐는지.
회사의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라면 지역주민들도 격려와 이해로 답할 것이라 믿는다.
/김원용(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