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하나, 깨어나면 그만. 한 선비가 동굴에서 길을 잃었다. 깜깜한 동굴 속을 헤매다 멀리서 비치는 한줄기 빛을 따라 가까스로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동굴밖에 나가서 보니 안타깝게도 벼랑 끝이었고 아래는 파랗게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려다보이는 바위틈새에 나무 몇 그루가 분재처럼 가지를 내리고 있었지만 감상할 여유조차 없었다. 한참을 망연자실해 있으니 강을 따라 나룻배 한척이 지나가고 있었다. 큰소리로 구해줄 것을 청하자 사공은 자기를 믿고 강으로 뛰어내리라고 하는 것이다. 무서웠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눈을 감고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데 그만 입고 있던 도포자락이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거꾸로 매달렸으니 손을 쓸 수도 없고, 뱃사공은 마냥 기다릴 수 없을 것이고, 두려움에 울부짖다가 잠에서 깨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불깃 바늘땀사이에 엄지발가락이 끼어있더라는 이야기.
▲꿈 이야기 둘, 物化(만물을 따라 변화하는 것). 어느 날 莊周(莊子)는 꿈을 꾸었다. 꿈에 그가 나비가 되어있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이 자신이 보아도 확실히 나비였는데, 스스로 즐거워서 자기가 周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다가 문득 깨어나서야 周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周가 꿈에서 나비로 되었던가? 아니면 나비의 꿈에 周로 되었던가? 그러나 周는 周요, 나비는 나비로서 반드시 분간이 있을 것이니 이것이「物化」라고 장자는 말하였다.
▲꿈 이야기 셋, I Have a Dream. 1963년 미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말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네 명의 어린 내 아이들도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의 인격으로 판단되는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는" 이런 연설을 하면서도 진실로 그런 날이 오리라는 꿈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1619년 아프리카에서부터 노예로 처음 미국에 끌려오기 시작하여, 1865년 남북 전쟁 이후 노예제도 폐지, 그리고 또 143년 만에 아메리카 흑인에게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그 꿈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이루어졌다. 우리에게도 꿈이 있다.
▲꿈 그리고 희망. 인정 하고 싶지 않지만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 사람들은 우리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고 하고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 접어들었다고도 말한다. 언뜻 둘 다 같은 말로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다르다. 늪은 한번 빠지면 스스로는 나오기 어려우나 터널에서는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밖으로 나가는 게 가능하다. 우리경제는 이제 막 어두운 터널에 진입 하였고 출구까지는 아직 멀다. 수출이 어렵고 내수도 부진하다. 기업은 돈줄이 막혀있다고 하고 취업전선은 얼어붙었다. 실물경기 위축이 문제지만 심리적 불안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가능한 모든 지혜를 짜내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꿈에서 깨면 그만이듯 뜻밖의 해결방안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분명 방법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한 학습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경제 상황이 莊子에서의 物化를 떠오르게 한다. 긴 불황 중에 잠시 호경기가 있었던 것인지, 지금 잠깐 불경기가 온 것인지를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임이 분명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의 꿈인 것이다.
▲꿈을 이루는 일, 그것은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의 것이라고 한다. 정부에서는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창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지원 정책자금을 추가 배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금융기관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중소기업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구매를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함께 염원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는 것이다. 앙드레 말로의 말처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박인숙(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