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은경씨의 生·物그림전' 5~11일 전북예술회관

아교 입힌 한지에 화사한 꽃 활~짝 나비가 훨~훨

한은경씨 작품. (desk@jjan.kr)

엉겅퀴, 꽈리, 맨드라미, 나비가 어울려 화사한 꽃밭을 일군다.

 

순간을 정교하게 포착해 찰나의 미감이 깊게 다가온다.

 

5∼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한은경씨의 生物그림전'.

 

좀처럼 보기 힘든 전통 공필화 제작방식을 고집한 전시다. 아교백반을 입힌 한지위에 엷은 채색을 중첩해 손에 배인 기교가 아니라 공을 들여 꼼꼼히 표현했다.

 

그가 전통 공필화와 조우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원 시절 중국 정통 공필화가 이유광 선생과의 인연 덕분. 대충 모본을 모사하거나 어설픈 기교,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해왔던 그림이 아닌 전통의 격조가 담겨 있어 몰입하게 됐다.

 

꽈리·엉겅퀴 연작이 이번 전시 대표작.

 

여름엔 청초했다가 가을이 되면 발그레해지는 꽈리는 색감 자체가 생동하는 자연의 신비다. 열매지만, 꽃에 못지 않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엉겅퀴 연작은 아침 안개 사이로 엉겅퀴에 흰 나비떼가 몰려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 그린 그림.

 

고통이나 고난을 상징하는 엉겅퀴에 부활을 상징하는 나비가 어울려 생명의 조화가 표현됐다.

 

한씨는 "전통 공필화는 명징한 색감과 필선 하나하나를 살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그래서 일상의 소재라도 소박하면서도 은근한 맛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한씨는 한옥마을 끝자락에 화실 '장한재'를 마련해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주로 달력, 롤 커튼, 벽지 등으로 많이 활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