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난립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각 부처가 위원회 존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전면 검토하고 신설할 경우에는 언제까지 이를 둘 것인가를 미리 정하는 일몰제(日沒制)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돼 제대로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직사회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다.
위원회 난립은 비단 중앙에만 국한되는 사안이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각 실·국에 설치된 위원회는 총 105개에 이른다. 성격이 중복된 위원회도 적지 않다. 게다가 1년내내 회의 한번 열지 않는 위원회가 수두룩하다. 민생경제및 복지등 현안을 다뤄야 하는 위원회까지 이 범주에 포함되다 보니 위원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것이다.
실제 전북도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는 이같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5개 위원회중 33개(31.4%)가 올해 회의개최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도심활성화 자문회의는 2006년부터 단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30개 위원회는 단 한차례 회의를 열어 명목만 유지했는가 하면, 나머지 27개 위원회는 2∼3차례에 불과해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도내 각 기초 자치단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위원회는 공무원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민간의 전문인력을 행정에 활용해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설치 목적이 있다. 효율성을 높이면서 내실을 기해 운영돼야 할 운영위원회가 이처럼 난립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면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일부 위원회의 경우는 정책실패에 대한 공무원 책임을 면하고 명분을 쌓기 위한 대안으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행정의 생산성은 위원회를 만든다고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원회 중복과 난립으로 저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위원회 수(數) 줄이기가 효율적 운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무실한 위원회는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전면적이고 심층적인 조사를 통해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이 작업에는 일선 시·군도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