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한 완주 '시골 후기고생' 이순종 군

2009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전형에 합격한 이순종(18)군. 완주고는 22년만에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desk@jjan.kr)

"힘들 때마다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완주고 3학년 이순종(18) 군은 개교 이래 두번째이자 첫 합격생을 낸지 22년만의 서울대 합격자다.

 

이 군은 지난 12일 발표된 2009학년도 서울대 수시전형 인문계열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완주고는 전북지역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후기 모집을 해온 탓에 전주권 학생 사이에서는 '마지막 학교'로 불린다. 초라한 입시성적 때문에 완주 출신 학생들도 대부분 전주 시내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학교는 대학입시에서 '시골 후기고'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인터넷 교육방송을 위한 특별교실을 마련하는가 하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방학을 이용해 수도권에 있는 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완주 토박이인 이 군의 부모는 3년 전 기숙사비 20만∼30만원이 벅차 이 군의 전주 유학을 포기해야 했다. 10여년 전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는 빚을 진 채 나이 마흔에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고 다섯 식구는 10년 동안 단칸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학년과 3학년 담임을 맡아 이 군과 동고동락해 온 이찬규(49) 교사는 "순종이는 어려운 형편에도 주말이면 교회와 요양원 등 인근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밝고 즐겁게 지내왔다"며 "공부를 잘하면 이기적인 경우가 많지만 순종이는 남달랐다"고 전했다.

 

전공예약으로 종교학과에 입학하는 이 군은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공부해 기초지식을 쌓은 뒤 신학대에 진학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목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