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댄스그룹 젝스키스 출신인 은지원(30)은 솔로로 나서며 '힙합'을 진로로 선택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은초딩'이라는 별명과 달리 가수로서는 소신이 뚜렷하고 꽤 노련미도 있다.
그는 2000년 젝스키스 해체 이후 타이거JK가 이끄는 힙합크루인 무브먼트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솔로 음반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싱글음반 '아디오스(ADIOS)'부터는 킵루츠, 미스터 타이푼 등 자신의 음악 팀과 작업하며 '은지원 표' 힙합 음악의 색깔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근 발표한 싱글음반 '지 코드(G CODE)'는 '아디오스'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 타이틀곡 '데인저러스(Dangerous)'에서도 그 색깔은 여실히 드러나는데, 랩은 멜로디가 강하지만 그루브(흥)를 타면서 빠르지 않다. 랩도 노래처럼, 노래도 랩처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은지원의 힙합 음악이란.
▲팝이라기에는 힙합스럽고 힙합이라기에는 다소 부드럽게 들려 그 접점이다. 음악 동료들과 작업하면서 딥 펑크를 베이스로 멜로디는 디스코에 랩까지 추가하니 '이게 뭐야'라고 다들 웃었다. 도저히 특정 장르로 구분짓기 어렵다.
--네티즌 사이에서 에이콘이 피처링한 카디널 오피셜의 '데인저러스(Dangerous)'를 표절했다는 논란도 있던데.
▲음반 재킷에 '모티베이션' 곡이 카디널 오피셜의 '데인저러스'라고 표기해놓았다. 사실 카디널 오피셜도 프랑스의 유로 댄스곡을 샘플링했는데 원곡보다 심플한 느낌이 좋아서 이 곡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느낌이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멜로디이고, 리메이크한 부분도 전혀 없다. 카디널 오피셜의 곡은 4마디 코드 진행이 반복되지만 나는 8마디가 반복된다.
--실력있는 래퍼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필(feel)'인 것 같다. 랩은 작곡가가 멜로디를 만드는 것과 같은데, 보컬과 달리 트레이닝보다 자기만의 느낌이 최우선이다. 나는 비트를 밀고 당기는 게 이제는 되는 것 같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을 통해 달라진 점은.
▲넉살이 좋아지고 사람을 대하는 법도 배웠다. 특히 음식 편식이 없어졌고 위생관념이 무뎌졌다. 또 고생하며 자다보니 집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좋아하는 계절도 달라졌다. 원래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여름을 좋아했는데 '1박2일'을 촬영하며 겨울이 좋아졌다. 겨울에는 눈밭에서 자거나 방송 화면에 입김만 나와도 고생한 표시가 팍팍 나는데, 여름에는 덥고 벌레가 많아도 TV 화면에서 고생한 표시가 안 나더라.
--'초딩'으로 불리는데 대한 불만은 없나.
▲'1박2일'에서 보여지는 건 꾸밈이 없다. 스무살 때 데뷔를 했는데 그때 친구들은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다고 부러워했다. 그러나 내가 방송만 했지 사회 생활을 제대로 한 게 아니었다. '1박2일'은 일상을 촬영하는데 시청자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내가 이해가 안 가나보더라. 그래서 '초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단지 싫은 건 '은초딩'이라는 캐릭터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요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음악적으로 일궈나가고 싶은 게 있다면.
▲이번 음반에 참여한 길미, 후레시 보이즈, 킵루츠, 미스터 타이푼 등의 음악 동료들과 레이블을 만들고 싶다. 그곳에서 우리 음반도 만들고 즐겁게 음악하고 싶다. 큰 인기를 안 얻어도 부끄럽지 않은 음악 말이다.
--절친한 타이거JK와 윤미래도 가정을 일궜는데 결혼을 생각해본 적 있나.
▲나도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은지원의 삶이라면 결혼을 안 해야 할 것 같다. 결혼을 하면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을 위한 삶이어야 한다. 3남2녀 중 막내인데, 내 부모님은 당신들을 희생하고 나를 위해 사셨다. 그런 걸 보면 아직은 결혼하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