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터덕거리는 남원 '코리아더커드' 공장증설

주민들 "악취·소음 생활불편 초래"…회사측 "행정기관 불허방침 부당"

남원지역 최대 사업장 가운데 하나인 (주)코리아더커드(대표 박영진)가 공장을 증설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코리아더커드는 증설이 무산되면 공장 이전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5일 남원시 등에 따르면 오리 가공업체인 코리아더커드는 현재의 공장 부지인 남원 조산동 일대 1만923㎡에 추가로 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 매입에 나섰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측은 증설 투자를 통해 현재 1만1972㎡인 공장을 2만2895㎡로 확대하고 100여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기존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악취와 소음이 발생,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는 만큼 추가 증설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도 주민들은 증설과 관계없이 소음방지를 위해 방음벽을 설치하고 악취 예방을 위해 폐수 처리장을 지하에 신축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입장을 남원시에 전달하고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남원시도 최근 코리아더커드에 증설 불허 방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남원시가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도 주민 민원만을 들어 증설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또 증설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공장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어서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오리고기와 훈제, 양념육 등의 가공품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악화돼 경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증설을 하지 말라는 것은 공장을 옮기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반대에 대해서도 "일부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의 개선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고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회사가 결국 공장을 이전할 경우 현재 200여명에 이르는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남원시의 재정 수입 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 시민은 "유치한 지 몇년 되지도 않은 건실한 기업을 주민 민원때문에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거세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대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