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2009년 경제전망 - 김영백

김영백(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지난주 한국은행은 내년도 우리경제가 2.0% 성장하는 데 그쳐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전망 내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및 고용사정 악화로 부진이 심화되고 설비투자는 원화 약세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그동안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마저도 세계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낮아진다고 한다. 다만 건설투자는 정부의 SOC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로 반전되고 경상수지도 내수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금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은 주지하다시피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영향이 크다. IMF가 11월초 발표한 2009년도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미국, 일본, 유로지역 등 주요 선진국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선진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일부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마저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교역국들이 경기둔화내지 침체에 직면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 지난 9월 27.7% 증가에서 10월 8.5%로 급격히 둔화되었고 11월에는 큰 폭의 감소세(-18.3%)로 돌아섰다.

 

내년도 경제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은 한국은행의 예상처럼 내년도 하반기에 과연 경제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향후 우리경제의 성장경로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현 상황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보자. 외환위기 때에도 현 금융위기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선진국 경제가 견실한 상태였으므로 환율급등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경기회복을 이끄는 실마리를 제공했었다. 외환위기 당시 GDP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6.9%)을 기록하였으나, 이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소비 및 투자도 살아나 이듬해(1999년) 에는 9.5%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달성하였다.

 

금번 위기도 외환위기 때처럼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현 상황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전세계가 경기둔화 및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폭의 해외수요 감소로 인해 환율급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출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행인 것은 전 세계가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재정 및 금융정책을 통해 국제적인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또한 당시에 비해서는 좋아졌다. 이를 종합해보면 우리경제는 그동안 체질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현 위기가 전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국내 경기회복은 세계경제와 보조를 맞춰가며 서서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금번 위기로 외환위기 때처럼 큰 폭의 逆성장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어려운 시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책당국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유도함으로써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편 외환시장을 비롯하여 국내금융시장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을 보인 측면이 있는데 여기에는 시장 신뢰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단기간내에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모두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국내경제에 대한 불신은 차치하더라도 우리 자신들마저도 우리경제를 믿지 못해 또는 미래를 지나치게 비관하여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그대로 현실로 되어버리는 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영백(한국은행 전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