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힘 2050] 일제고사 부활

"아이들 무한경쟁 속으로 내몰아 인성·전인교육 발 디딜 틈 없어"

지난 10월 8일 전국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돼 전주 금암초등학교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desk@jjan.kr)

아이 성적이 곧 엄마 성적으로 대변되는 시대. 새 정권으로 교육정책이 바뀜에 따라 초등생까지 일제고사를 치르게 되면서, 엄마들이 예민해졌다. 아이가 시험 치러 가면 더 긴장하는 엄마들이 한 둘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겠지만 '시계 보면서 국어 시험 시작됐겠다' '이젠 수학 치고 있겠네' 신경쓰는 건 당연지사. 본보 여성객원기자들은 일제고사 부활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중간·기말 고사, 도학력평가까지 보는 상황에서 일제고사로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지우는 것은 문제라는 게 주된 논거. 학생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아 인성이나 전인교육은 발디딜 틈이 없게끔 한다고 입모아 말했다. 강남 8학군 등 사교육에 '올인'하는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 원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 선택이나 재량에 맡겨두어야 할 일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간·기말고사를 안 보고 일제고사를 치른다고 하면 모를까, 이것 저것 다 보면, 아이들은 대체 언제 쉬나요."

 

"도내 학교도 안 본다고 하면 교육부에 찍혀서 예산 못 받을까봐 어쩔 수 없이 본다는 곳이 더러 있어요. 교육 자율성이 침해되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일제고사 부활에 관한 체계적인 설문조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설문지를 돌리지 않은 곳도 있는 데다 중간·기말고사를 보고 또 보는 것인지, 일제고사만 보는 것인지 잘 모르는 학부모도 있다는 것.

 

특히 객원기자들은 일제고사를 반대했던 전교조 소속 공립교사 7명을 파면(3명)·해임(4명)한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과정에서 학교장 결재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체험학습을 떠나도록 유도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객원기자들은 일제고사 부활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제고사를 보게 하더라도, 사교육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부모 재량에 맡기는 게 타당하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사교육은 각자의 경제적 형편에 맞게 결정되는 일인 만큼 부모 철학과 자녀 생각을 물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고사라는 단어 어감 자체도 일제 교육 산물인 것처럼 느껴진다며, 용어 자체도 바뀌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