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작은 촛불 앞에 모인 한가족. 다섯살 난 쌍둥이 병훈이와 지영이, 갓 돌을 넘긴 예쁜 딸 서영이, 서로를 의지하며 6년을 살아온 부부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남편이 항상 고맙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쌍둥이가 공부를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
아이들의 엄마 응앤란 후엉씨(25·한국이름 이수정)는 베트남 출신. 가족을 위한 소박한 꿈을 수줍게 털어놓았다. 서른여섯살 늦은 나이에 스물살 꽃같은 아내를 먼 이국땅에서 불러들인 남편 전연근씨(42)도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소망으로 화답했다.
"내년에는 아내에게 고향 나들이를 꼭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한국에 온 뒤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늘 그리워하는 고향에 가지 못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는 전씨의 멋적은 웃음에 후엉씨 얼굴이 웃음으로 환해진다.
부모님의 집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이 부부의 또하나 소원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갖는 것. 내년에는 후엉씨 가족이 소망을 이루고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