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힘찬 출발을 다짐했던 무자년(戊子年)도 이제 며칠후면 역사속에 묻히게 된다.
중국 당(唐)나라의 시인 왕유(王維)는'송별(送別)'에서 "그대를 보내고 홀로 돌아와/ 사립문 닫노니 해가 기운다/ 봄 풀은 내년이면 푸르겠지만/ 한번 간 그대 돌아올지 어떨지"라고 노래했다. 한 해가 저무는 아쉬움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2008년 한해도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는 투자은행 몰락과 자동차산업 등 연쇄적인 파산공포를 불러왔다. 147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도 30달러대로 떨어졌다.
또 곡물가격 폭등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25개국에선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은 쓰촨(四川)성에 대지진이 발생해 7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국력을 과시했다. 미얀마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사이클론이 덮쳐 13만여명이 희생되었다.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Obama)를 뽑았다. 변화와 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건 그가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다.
국내적으로는 우파정권인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압도적 지지속에 출범했다. 하지만 곧 이어 터진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시위, 대운하 공방,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힘든 1년을 보내야 했다.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고 주식은 반토막 나버렸으며 실업률은 최악인 상태다. 또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타는 악재가 있었으나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등 역대 최고 성적으로 국민을 환호케 했다.
도내에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입주, 산업지형을 바꿔 놓았다. 이와 함께 새만금토지이용 기본구상이 확정되고 경제자유구역청 개청으로 20년 가까이 끌어온 새만금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 18대 총선이 치러졌고 이 가운데 이무영·김세웅 두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첫 직선제 교육감으로 최규호씨가 재선되었고, 전북대와 원광대가 로스쿨 유치에 성공했다. 토공과 주공 통합 논란속에 혁신도시의 앞길이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굵직굵직한 일들을 뒤로 하고 이제 곧 기축년(己丑年)을 맞게 된다. 밝고 즐거운 일만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