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이 수많은 시행착오와 인고의 고통 속에서 참된 것을 발견해 우리에게 물려주었듯이, 저 역시 필봉굿 명인들의 맥을 충실히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 임실필봉농악 국가지정 보유자로 선정된 양진성씨(44). 필봉굿 보유자이자 상쇠였던 부친 고 양순용 선생의 뒤를 이어 국가지정 보유자가 된 양씨는 "필봉농악의 예술적 계승에 힘쓰면서도 300년 역사를 가진 필봉농악의 자료를 축적하기 위한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1972년 필봉굿에 입문한 양씨는 1995년부터 필봉굿 상쇠와 보존회장을 맡아 공연활동과 전수활동을 통해 필봉농악 전승에 전념해 왔다. 보존회 차원에서는 정월보름굿과 필봉풍물굿축제를 기획하고 전통문화학교로 지정,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대중들의 풍물굿 참여를 확대해 왔다.
"전통예술을 정립하고 계승해야 할 과제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몫을 다하는 것은 일종의 사명과도 같은 것이지요."
'필봉농악의 공연학적 연구'로 풍물로는 처음으로 전북대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양씨는 풍물굿의 역사적 가치를 정립하고 새로운 '문화공동체'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30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 보유자 임명장을 수여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