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가 진안에도 나타났다.
신원불명의 기부자가 사랑의 쌀 수 십 포대를 진안군청에 쌓아 놓고 홀연히 사라진 때는 지난 29일 새벽 4시쯤. 동 트기 한참 전에 일어났다.
이 같은 선행은 이날 군청 당직자인 청원경찰 전완근(38) 주사에 의해 처음 목격됐다.
전 주사에 따르면 후청사 주변에서 순찰을 돌던 중 '쿵'하는 소리가 들려 현장에 달려가보니 본 청사 인근 자전거 보관소 앞에 10kg들이 백미 50포대가 종이 박스에 덮힌 채 놓여 있었다.
이 기부자는 싯가 115만원 상당의 (부안)쌀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주세요. 많이 못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긴 채 1톤 포터트럭을 몰고 내 빼듯 현장을 떠났다는 것.
하얀 손에 이끌린 이 백미는 30일 일선 읍·면사무소를 통해 저소득 가정 25세대에 각 2포씩 전달됐다.
주민생활지원과 복지기획팀 이희정씨는 "'왼 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인의 말을 현실로 옮긴 가슴 따뜻한 사례"라며 "선행을 베풀고도 드러내지 않은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이 경제난으로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주는데 충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