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평화동 '지시제' 또 쓰레기장

지난해 9억 들인 수질정화시설 무용지물..물 순환도 문제

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일부 테마형 생태공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전주 평화동 지시제에 생활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는 모습. 이강민(lgm19740@jjan.kr)

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일부 테마형 생태공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자치단체에서 세금을 들여 지은 시설물이 미관상 문제가 있고, 일부 시설물은 망가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관내 평화동 지시제에 9억여원을 들여 수질정화 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도심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시는 청소 등 이 시설물 관리를 위해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단체에 연간 수백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4월에는 대한주택공사가 주민 편익 차원에서 나무다리인 데코를 설치했다.

 

하지만 지시제는 근본적으로 유입수가 적고 주변이 아파트로 둘러싸여 물 순환이 원활하지 않는 등 문제를 안고 있었다. 시는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5년까지 약 3년 동안 유용미생물군을 살포하기도 했으며, 지시제 안의 부유물을 걷어내기도 했다.

 

게다가 영구적인 수질개선을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정화시설을 설치했지만 주변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5일 지시제를 둘러싼 나무다리는 일부가 파손, 가라앉아 있었고 인근 의자에는 낯뜨거운 낙서가 흉물스럽게 있었다. 물가에는 종이팩·인형 등 쓰레기들이 떠 있었다.

 

주민 김모씨(70·전주시 평화동)는 "처음 공원을 만들 때는 깨끗했는데 날이 갈수록 더러워지고 있다"면서 "가운데 회색 콘크리트 건물만 덩그러니 솟아 있어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다.

 

지시제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생태호수살리기 모임 관계자는 "매월 청소를 하고 있지만 부유물을 대대적으로 치우는 일은 자원봉사자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시제는 아직 2%가 부족한 미완이 시설이다"면서 "올해 콘크리트 건물에는 담쟁이 넝쿨 을 둘러 미관상 문제를 해결하고 시설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며, 주변 청소활동은 민간단체 등 인근 주민이 솔선수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