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 KBO총재 퇴임 "WBC 준비 시간 필요"

지난 3년간 국내프로야구를 관장했던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마지막 고별 인사를 했다.

 

신상우 총재는 5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KBO 시무식에 참석해 조촐한 퇴임식을 가졌다.

 

지난 달 16일 일찌감치 사퇴 의사를 밝혔던 신상우 총재는 고별사를 통해 "새 총재가 올 3월 열리는 WBC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조기 사퇴 배경을 밝혔으며 "내 생애 맛보지 못했던 환호의 감격의 시간들이었다"고 지난3년을 돌아봤다.

 

시무식이 끝난 뒤 장소를 옮겨 기자 간담회를 가진 신 총재는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차기 총재에 대해선 "역동적이며 진취적이고 유능한 인사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8개구단은 신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차기총재로 추대했으나 정치권의 압박 속에 유 이사장 스스로 사퇴해 후임 총재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신총재는 "차기 총재를 8개구단이 자율로 뽑느냐, 정부의 요청이 필요하느냐는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많이 두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지만 원만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뒤 "그러나 자기보다는 남들이 알아주는 사람이와야 하고 KBO를 스쳐 지나가는 정거장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임 기간 '낙하산'이라는 질책을 많이 받았는데 박용오 총재 말고는 역대 총재가 다른 쪽에서 오다 보니 그런 멍에를 질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낙하산'이라는 잣대보다 실적과 결과로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7선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정치보다 KBO 총재가 훨씬 어려웠다"고 토로한 신총재는 "당분간 절을 찾아다니며 재충전한 뒤 '야구와 인생'이라는 주재로 책도 한번 내 보고 싶다"며 향후 계획을 내비쳤다.

 

2006년 1월12일 제15대 KBO 총재로 취임한 신상우 총재는 3년간 WBC 4강,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13년만에 500만관중 돌파 등 화려한 외형적 성과를 올렸으나 현대유니콘스 매각 지연으로 KBO 기금 130억원을 소진했고 특정 구단과 유착 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