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년도 예산편성시기인 연말쯤에 시청내 각 부서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기획예산과에 들러 요구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기획예산과에 들러 내년도 예산을 삭감치 말아 달라고 청탁을 하는 공무원들이 거의 사라졌다.
'예산을 세워주면 일을 하고 반영치 않으면 일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는 식의 사고를 갖는 공무원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적극적으로 일을 해 보았자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징계를 당할 소지가 많고 그렇다고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니다는 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주어진 일이나 하고 내 자리에 있을 때 가급적 골치썩는 일이 발생치 않으며 문제없이 지나가는 게 시쳇말로 '장땡이다'는 식이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옥봉석산의 훼손된 부분에 대한 복구문제에서 공무원사회의 이같은 면모를 읽을 수 있어 씁쓸하다.
옥봉석산은 30년간 토석채취가 이뤄져 면적만도 9만9000여㎡(3만여평), 지하굴착부가 56m에 달하는 광대한 곳으로 시의 안팎으로 그냥 흙으로 단순복구를 하기보다는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 활용하는 게 시의 미래를 위해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는 단순 복토복구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비위생적으로 과매립돼 조속히 재정비해야 하는 구 내초동 폐기물매립장이 있고 오는 2015년이면 내초동 매립장의 매립이 완료돼 또 다른 매립장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도 이에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없었다.
구 내초동매립장정비와 추후 매립장추가확보문제와 연계, 옥봉석산을 어떻게 활용하면 미래 군산시에 어떤 이익을 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 용역은 시행했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는 옥봉석산을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할 경우 지하수배제시설및 침출수처리에 특수시스템이 필요하고 국내 매립장중 지하 25m이상은 없다는등 문제점만을 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초동 매립장의 수명이 아직 몇년 남아 있고 구 내초동 매립장과 관련, 민원이 발생치도 않은데 괜시리 옥봉석산을 폐기물매립장으로 조성한다고 민원을 야기시켜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겠는가하는 안일하고 근시안적인 행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시의 수장은 물론 관련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재산인 옥봉석산이 내 재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같이 쉽게 결론을 내렸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상당수의 시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청밖에서 많은 시민들이 시가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려고 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산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미래경쟁력 2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비롯, 산하 공무원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로 일을 하지 않는다면 미래경쟁력 2위라는 평가는 허공속의 미사여구(美辭麗句)에 불과할 것이다.
/안봉호(군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