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공룡의 땅' 18일 방송

탐사·과학 정보에 초점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공룡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저희는 공룡 탐사의 정보를 정확하게 주려고 노력했습니다."(이동희 PD)EBS TV '한반도의 공룡'이 지난해 공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픽션 형태의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았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성 덕에 EBS 역대 다큐멘터리 가운데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이와는 달리 공룡 탐사와 과학 정보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공룡의 땅'이 18일 밤 10시35분 MBC TV에서 방송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동희 PD는 14일 서울 여의도 MBC경영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많이 발견됐지만 실체가 제대로 밝혀진 적은 없다"며 "이 프로그램은 한반도 공룡을 과학적으로 고증하는 국내 첫 다큐멘터리로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다큐멘터리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공룡박사'인 이융남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가 이끄는 국제공룡탐사대의 몽골 고비사막 탐사 과정을 쫓았다. 고비사막은 백악기 때 강과 호수가 많고다양한 식물이 자란 우리나라와 유사한 환경을 지닌 곳이라 한반도 공룡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경기도 화성시의 지원으로 마련된 국제공룡탐사대에는 루이스 제이콥스 전 척추고생물학회 회장을 비롯해 육식 공룡의 대가인 필립 커리 등 7개국 13명의 탐사대원이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16일부터 40여 일 동안 세찬 모래 바람을 맞으며 탐사 작업에 매달렸다.

 

"몸이 힘든 것보다 촬영 자체가 어려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요. 모래가 카메라에 들어가는 바람에 화면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장비를 들고탐사대를 따라 산을 오르내렸는데 탐사 장소가 계속 바뀌어 고생했어요."(이동희 PD)프로그램은 거대한 육식 공룡인 타르보사우루스의 시선으로 탐사 과정을 따라 간다. 배우 유해진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타르보사우루스는 탐사대의 동선을 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탐사대의 활약과 백악기 당시의 생태를 설명한다.

 

"고비사막의 대표적인 공룡이 타르보사우루스입니다. 당시 생태계의 제왕 같은 공룡이지요. 이 공룡을 이용해 먹이관계를 설명하면 이해시키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동희 PD)탐사대는 오랜 고생 끝에 '갑옷공룡' 안킬로사우루스의 거대한 사체를 발견한다.

 

바로 그 옆에서는 타르보사우루스의 이빨과 다리뼈가 발굴됐다. 두 공룡이 같은 시간에 한 장소에서 죽음을 맞은 것이다.

 

이때 제작진의 상상력이 동원된다. 안킬로사우루스와 타르보사우루스가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으로 재현된다.

 

"발굴을 떠나기 전에 타르보사우루스 등 여러 공룡을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5~6개 미리 만들었어요. 발굴 작업을 할 때 안킬로사우루스와 타르보사우루스가 싸우는 장면이 발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나왔습니다. 미리 짠 스토리가실제로 연결된 셈이지요."(이동희 PD)4달가량 걸린 CG 작업 때는 과학적 고증에 많은 신경을 썼다. 공룡의 움직임이나 머리 크기 등 세밀한 부분까지 이 박사의 조언을 받아 수정을 거듭했다.

 

이 박사는 "과학적 사실을 100% 반영했기 때문에 CG에 대해서는 100% 이상 만족한다"며 "움직임이 어색하거나 시대가 다른 공룡들이 등장해서 서로 물고 죽이는 등의 과학적 오류가 있는 다른 공룡 다큐멘터리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초반 프로토케라톱스와 밸로시랩터의 싸움 장면도 생생하다. 두 공룡이 싸우는 모습이 그대로 담긴 유명한 화석을 토대로 전투 장면을 실감나게 만들어냈다.

 

"이 장면은 정말로 칭찬하고 싶어요. 그 화석은 워낙 유명해 그동안 많은 다큐멘터리가 다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두 공룡이 어떻게 싸우다가 죽었는지를 정교하게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이융남 박사)이어 이 박사는 한반도에서 공룡 탐사가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비사막은 풀한 포기 없는 곳에 중생대 지층이 그대로 노출돼 발굴하기에 좋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산에 나무가 빽빽하다"며 "설령 화석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고비사막에 비해 암석이 단단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뼈를 추려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