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화를 낼때 내뱉는 숨을 봉지에 담아서 그 안에 모기를 넣어두면 모기는 몇분 안에 죽어 버린다고 한다. 반대로 싱글벙글 웃을 때 나오는 숨에서는 훨씬 오래 산다고 한다. 그 만큼 웃음(유머)이 명약(名藥)이라는 말이다.
프랑스 작가 F.라블레는 "웃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요, 웃음을 아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작가는 "웃음이란 몸 전체가 즐거워지는 감동", "인간의 웃음은 하느님의 만족하심"이라고 했다.
그러면 위대한 철학자들은 웃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신상훈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는 4가지로 나눈다. 첫째 웃는 것은'우월감'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으로 코메디 프로에서 영구·맹구 등 바보 캐릭터가 사람을 웃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 프로이드의'해소론'이다. 억압된 자아가 긴장을 해소하고 싶어서 웃는다는 것이다. 유머도 꿈처럼 사회적인 규범에 갇힌 사람들의 긴장감을 풀어줘 위안을 준다고 한다. 세째 칸트의'부조화론'이다. 머릿속 개념과 실제 사이의 부조화가 웃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찰리 채플린의 커다란 신발과 우수꽝스런 걸음걸이가 예다. 네째 베르그송의'사회론'이다. 예컨대 사장의 실수에 웃음이 나오는 것은 순간적으로 현실적응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이탈현상이 있을 때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웃음은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법과 뗄수 없는 관계다. 구조가 같다는 것이다. 대표적 예가 이그(IG)노벨상이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유머 잡지인 엽기연구연보(AIR)가 기발한 상상력과 이색적인 발명으로 세상을 즐겁게 한 과학자들에게 주는 상이다. 1991년 노벨상 풍자를 위해 제정했고 이그나시우스라는 가공인물을 내세웠다.
그동안 인간과 개 사이의 통역장치,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가 왜 끔찍한지, 쉴새없이 나무를 쪼아대는 딱다구리가 왜 두통을 앓지 않는지 등 기발한 연구들이 상을 탔다. 한국인은 1999년 향기나는 신사복을 발명한 권혁호씨가 환경보호부문, 2000년 수천만쌍의 합동결혼식을 주선한 통일교 문선명씨가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경제위기 등으로 세상살이가 팍팍한 요즘이다. 이런 때일수록 웃음 한 방으로 시름을 날려보내는 것은 어떨까. 웃음 속에는 다이나마이트보다 위력적인 에너지가 숨어있다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