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터, 미술관 전시전용공간 운영

대통령 발표로 사업 탄력..2012년 이전 개관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서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 부지를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숙원이 풀리게 됐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도심 외곽에 있어 접근성 문제로 10여 년 전부터 서울 이전을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대통령께서 문화예술계 현안에 관심을 두고 국립현대미술관 조성계획을 직접 밝혔으므로 주관부처로서 신속하게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무사터에 조성할 미술관은 기획전시 전용 공간 및 다양한 첨단 현대미술을 수용하는 공간으로, 과천 미술관은 작품 소장, 연구, 교육 기능 등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조성하는 것은 단순히 미술계 숙원사업 하나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세종로 광장 조성, 종로구 인사동-사간동-삼청동으로 이어지는 화랑가 등과 연계했을 때 기무사터에 미술관이 들어서면 문화예술계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지난해 취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 이전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온 유 장관은 "대통령께서 국립현대미술관 조성 계획을 밝힌 것은 다른 문화예술분야 사업 추진에도 힘이 될 것"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 조성을 계기로 광화문 주변 지역을 문화예술의 메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기무사 본관이 등록문화재인 점 등을 고려해 현재 건물을 유지한 채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며, 2012년 이전에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박순태 문화부 예술국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본부를 과천에 둘지 서울로 옮길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서울관과 과천관을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어서 두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부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추정가로 1천500억-2천억원에 이르는 부지매입예산 등 건립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문화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지만 대통령의 이날 발표로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말 '기무사에 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창설을 주도했던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수도 서울에 변변한 미술관조차 없었던 점을 비춰볼 때 이제 국격에 맞는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국제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회 각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