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경제수장 개혁마인드 갖춰라 - 정대섭

정대섭(경제부장)

지난해에 이어 신년 화두는 여전히 '경제'이다.

 

지난 10여년간 IMF의 터널을 뚫고 굳건히 버텨온 서민들의 어깨를 또다시 짓눌러대는 경제한파는 최소한 올 상반기를 넘겨야 될 것이라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경제계에서도 '생존'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들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어떻게 생존해야 할 것인가.

 

'승자는 시커먼 구름을 보면서 뒤에 숨어있는 태양을 생각하고, 패자는 시커먼 구름을 보면서 곧 쏟아질 비를 생각한다'

 

어느 중학생의 책갈피에 적혀있던 글이다.

 

암울한 경제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난국을 헤쳐 가야만 하는 실존적 입장에서 허리띠를 졸라 맬 우리에게 적절한 경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혁, 파격인사 줄이어

 

신년들어 경제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파격적이고 개혁적인 인사를 통해 타개책을 모색하는 사례가 많이 보이고 있다.

 

우선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농협의 경우 지난 연말 본부상무급을 전원 교체한데 이어 시도본부장 인사에서는 과거의 관행을 깨는 현장발탁을 통한 인적 쇄신을 이뤄냈다. 한국농어촌공사 등 경제기관들도 최근 구조조정과 함께 과감하게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위기의 한 가운데 서있는 은행권도 예외는 아니어서 파격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줄줄이 이어질 도내 경제단체장 인선에도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전북경제의 수장격인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일반·전문건설협회 도회장 등등 향후 전북경제를 이끌어갈 단체들의 대표인선은 이같은 사례들을 전범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심력 갖춘 지역경제수장 나와야

 

먼저 경제규모가 작은 지역현실을 직시해 전 도민을 아우르는 화합과 구심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눈앞에 닥친 새만금 개발이나 혁신도시 개발, 성장동력산업 유치 등 전북경제를 먹여살릴 핵심사업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지역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새만금사업이나 혁신도시 건설에 있어 지역업체 참여율을 50% 가까이 높인다는 눈앞의 대명제도, 최근 태권도공원조성사업에서 도내 업체 참여율이 겨우 15%에 불과한 결과를 보면 그냥 이뤄지기 힘든만큼, 지역경제계가 더 크게 목소리를 내 우리 몫을 확실히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새로 선출되는 지역의 경제수장들은 좀더 개혁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

 

나이가 젊다는 것이 개혁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오랜 경륜을 현실성있고 민첩하게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름만 걸어놓고 자기사업에 열중하는 사례는 없어져야 한다. 회장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단체업무, 지역경제업무에 전념해야 한다. 끝없이 도민과 회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 현안에 매달릴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오직하면 전북경제를 '경기 둔감지역'이라고 말한다. 이렇다할 제조업체가 드물고 중소규모의 건설업체들만 난립돼 있는 지역 여건이 오히려 IMF 등 큰 파고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경제여건은 경기 둔감지역이라 해서 피해갈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다.

 

피해갈 수 없다면 정면돌파뿐이다.

 

경제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여기에 강력한 도민들의 응집력을 끌어내야 할 과제가 지역 경제수장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정대섭(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