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교육기관, 지역에 관심을 - 이성원

이성원(문화교육부장)

# 충남 천안지역에 있는 3개 대학이 올부터 '천안학'을 교양과목으로 신설한다고 한다. 이 지역 대학생의 80% 가 외지 출신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이해를 돕고 애향심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다. 인천대학교도 지난해 1학기부터 '인천의 재발견'이라는 강좌를 교양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방대학과 지역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실 예전에는 지방대학이 자신의 지역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대학은 그저 열심히 인재를 육성하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지역이 없는 지방대학은 있을 수 없다. 지역이 발전해야 학생들의 취업문이 넓어진다. 우수한 학생들도 유치할 수 있다. BK21 등도 지역산업과 연계돼야 한다. 지역민들의 평생교육에도 대학은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특색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지역발전 방안이 지역 대학에서 부지런히 연구되고 개발돼야 한다. 첨단분야든 문화든, 관광이든 마찬가지다. 우리지역을 잘 모르고 우리지역에 관심없는 다른 지역 사람이 우리의 발전방안을 제대로 제시하기는 힘들다. 지방대학의 발전없이 지역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지역의 대학들은 지방에 대한 관심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구비를 유치하기 위한 관심은 있지만, 학생들에게 지역에 대해 가르치는 일은 소홀하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 이 지역에 살게 되는데도 그들은 우리고장의 역사나 인문지리, 문화, 관광, 환경 등에 대해 잘 모른다. 초등학교 사회교과에서 '한때' 배운 것이 거의 전부다.

 

졸업하면 지역을 떠날 80%의 외지학생을 위해 '천안학'을 교양과목으로 신설한다는 천안지역 대학들과 견주면 너무 무심하다. 학생들이 졸업 뒤 다른 지역에서 살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고향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소개할 수 없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지금부터라도 '전북학'에 관심을 가져보자.

 

# 전북도교육청의 새 청사 이전이 오는 9월께로 다가오면서 현재의 도교육청 부지활용 방안을 놓고 도교육청과 전주시가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교원들의 자생연구회나 교원단체 사무실, 학부모 학습장 등 교육복지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도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전주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왜 이제서야 이런 문제가 논의되는지 안타깝지만, 지금부터라도 감정이 아니라 지역발전 차원에서 논의되고 검토돼야 한다. 최규호 교육감도 기자들과의 사석에서 "전주시가 지역발전을 위해 좋은 활용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주민직선에 의해 선출된 민선교육감다운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교육도 자치단체의 지원없이 발전하기 어렵다. 도교육청과 전주시가 서로 손잡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성원(문화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