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가 옆집 언니 같았으면 좋겠어요."
5일 발매될 미니음반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를 만지작거리던 화요비(27)는 "사실 음반 제목을 '더 걸 넥스트도어(The Girl Nextdoor)'로 붙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슬픈 일이 있을 때 하소연하면 마음을 다독거려주는 옆집 언니 있잖아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 음악이 듣는 이의 마음을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옆집 언니처럼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환희와 가상 부부로 출연한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개똥이'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4차원 소녀'로 웃음을 주는 그지만 음악 얘기에는 눈웃음을 싹 지우고 진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번 음반은 변화가 좀 있어요. 타이틀곡 '반쪽'은 전자 사운드에 비트가 강하고 '어~ 화요비 노래 맞아?'라고 느끼실거예요. '멀티 컬러 보이스'를 위해 노래에 맞게 창법을 소화했는데 '반쪽'은 거칠게 불렀죠. 이 노래를 처음 듣고는 멜로디 전개가 알차 마치 탄탄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본 것 같았어요."
음반은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 '우리 사랑해요', '사랑을 믿지 마세요' 등 다양한 빛깔의 사랑 얘기로 가득찼다. 이중 '반쪽'과 '사랑을 믿지 마세요'는 화요비가 손수 노랫말을 붙였다.
'반쪽'은 연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한 여자가 남자 마음의 반쪽이라도 갖겠다는 내용, '사랑을 믿지 마세요'는 서로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이미 떠날 준비를 한 남자에게 상처받은 여자의 심정을 담았다고 한다.
"두 상황을 경험한 적은 없어요. 다행히 저는 남자와 헤어지고 싶을 때 헤어졌죠. 2~3일간 가슴이 뻐근해도 술 먹고 '보고싶다'며 전화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요. 가훈이 '주는 사람이 되자'여서 늘 상대를 배려하고 최선을 다해 사랑했거든요. 지난해 5월 이후 음악과 사랑하고 있는데, 날 풀리면 이 생활도 청산해야죠. 음악를 하려면 사랑도 필요하거든요."
그가 정의하는 사랑은 '평생 겪을 희로애락을 압축한 파일'. "컴퓨터에서 압축 풀기는 얼마 전에 배웠는데…"라고 혼잣말을 해 웃음을 준다.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라며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환희처럼 '남자가 표현에 서툰 것에 상처받지 말자', '사랑의 크기를 표현 방법으로 측정하지 말자'는 지혜를 얻었다. 늘 거기서부터 싸움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차원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진 데 대해서도 어설프고 느린 말투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람들이 제게 4차원이라는데 이런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니 득이 됐죠. 아마도 전형적인 것에 식상해진 대중이 돌파구를 찾다보니 빠져든 것 같아요. 저는 시대를 잘 만난거죠. 그런데 4차원 매력도 조만간 식상해져 그만 사랑받을 때가 올거예요."
그는 그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만 강조된 만큼, 이제 본업인 가수로 돌아와 가장 편한 곳인 무대에 오르게 돼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아빠가 가수의 길을 크게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아빠가 일본 오키나와 출장 간 틈을 타 엄마와 대전 외할머니 집으로 야반도주를 했죠. 2007년 성대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던 시기도 힘들었지만 계속 노래하는 건 팬들 덕택이에요. 화려한 옷을 사놓아도 급히 나갈 때는 평소 입던 옷에 손이 가듯이 자꾸 듣고 싶어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