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만과 홍콩언론들에 따르면 처우쿵신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원 원장은 양안 고궁박물원의 보물들을 상호전시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다.
처우 원장은 베이징 고궁박물원의 정신먀오 원장을 만나 오는 10월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융정(雍正)황제전'에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소장하고 있는 융정황제 관련 보물을 빌려오는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측은 융정황제 관련 보물 20점 가량을 베이징고궁박물원으로터 대여받아 전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옹정황제의 초상화, 비빈 초상화, 옹정행락도(雍正行樂圖), 옹정독서도(雍正讀書圖) 등을 임대해 전시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중국측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들이 대만에서 전시될 경우 양안간 보물 교류에 있어서도 본격적인 '대삼통(大三通)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부가 본토에서 쫓겨나면서 2개로 분리된 고궁박물원의 보물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전시되는 것은 60년만에 처음이다.
중국 정부도 양안간 화해 무드에 힘입어 베이징고궁박물관의 보물들이 대만에서 전시되는 데 반대하지 않고 있어 10월 '융전황제전'에서 양안의 보물들이 한자리에 전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문제는 대만의 국보급 보물들도 중국에 임대돼 전시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만측이 대만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들을 중국측에 대여할 경우 중국이 이를 돌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의식한 듯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처우 원장은 9일 중국 방문에 앞서 "타이베이고궁박물원이 중국측에 보물들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중국당국이 대여 전시가 끝난 뒤 대만측에 안전하게 반환할 것을 보장하는 조치가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류자오쉬안(劉兆玄) 행정원장도 지난 8일 대만의 국보급 보물들이 중국에서 전시되기 위해서는 안전한 반환 문제에 대한 법적인 보장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만은 1992년 문화 및 예술 교류에 대한 법률을 제정, 중국의 문화재의 법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70만점 이상의 중국 문화유물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