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베스트셀러, 영화·드라마가 좌우

영상화 성공 원작 관심 높아져…순수문학 입지 약화

빠르고 자극적인 다양한 미디어들의 인기 상승에 힘 입은 도서가 문학으로 대표되던 서점가의 베스트 셀러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문학으로 대표돼던 서점가의 베스트 셀러 자리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 비해 순수 문학의 입지는 좁아지고, 빠르고 자극적인 다양한 미디어들의 인기 상승에 힘 입은 도서가 단연 인기다.

 

애독자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았던 원작들이 영상화에 성공하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고 있는 것. 덕분에 책을 읽지 않던 블루오션 고객들이 가세해 베스트 셀러 자리를 바꾸고 있다.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눈 먼 자들의 도시'는 국내에 2002년에 출간된 책. 특별히 부상하지 않았던 이 책은 지난해 11월, 영화가 개봉된 이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최강희가 주연한 SBS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가 인기를 끌며 작가 정이현의 2006년 첫 장편 동명소설도 이름을 알렸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화된 '식객'과 '타짜'도 브라운관에 진출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서점가까지 영향을 미쳐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이들 책은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율을 보이며 원작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제 2회 세계 문학상 당선작인 소설가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관심을 끌며 40만부 이상 판매를 기록해 서점가의 효자로 부상했다.

 

5월 개봉을 앞 둔 댄브라운의 '천사와 악마'는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예고편이 네티즌 사이에 퍼지면서 그 원작이 이미 4천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스테파니 메이어의 동명 소설 중 1권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영화 트와일라잇은 개봉한 후 뜨거운 반응을 얻자 원작 시리즈인 트와일라잇, 뉴문, 이클립스에 관심이 이어지면서 베스트 셀러 상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대재앙 이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바다를 찾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을 담은 코맥 맥카시의'더 로드'도 의 영화화 결정이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추세다.

 

존 번햄 슈워츠의 '내 생애 가장 슬픈 오후'는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레저베이션 로드'의 국내 개봉(2월 19일)을 앞두고 최근 재발간됐다.

 

역시 19일 개봉을 앞 둔 영화 '문프린세스'에 대한 관심열풍이 높아지면서 원작인 엘리자베스 굿지의'작은 백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SBS에서 방영된 '바람의 화원', KBS2 에서 방영중인'꽃보다 남자'와 영화'모던보이','멋진 하루' 등 영상화에 성공한 원작들이 출판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분위기.

 

전주 문화서적 조영환씨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경우 20~30부를 들여오는데 낱개로 팔리는 것을 고사하고 태반을 반품하는 상황"이라며,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화 된 작품들을 보고 서점에 와서 도서를 찾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