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관계자들은 KBS의 심의 기준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정작 KBS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재벌 2세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음반제작자들은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이민호)는 친구들과 전용기를 타고 집안 소유의 섬으로 여행을 가고 여자 친구 금잔디(구혜선)를 위해 비싼 옷을 사주는 등 돈을 물쓰듯 펑펑 쓰며 재력을 과시하지 않나"라며 "이런 장면은 노래보다 영향력이 훨씬 큰데도 전파를 타면서 왜 노래는 안된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재벌 2세'의 가사는 '왓 유 원트?, 왓 유 니드?, 왓 유 갓?, 이지 포 미(What you want, What you need, What you got, Easy for me)' 등 영어 가사가 주를 이루며 '그래 나라면 다 해줄 수 있어, 내가 말하면 모든 것은 쉽지(중략) 사실 뭐 돈이별거니, 좀 더 가진 것 뿐야'라는 내용도 있다.
랩 부분은 '다 가진 내가 뭘 더 바래, 넌 나를 이용해 이 밤에(중략) 명품을 원해 내가 다 쏟아붓지, 구두부터 백까지 넌 돈이 굳지~'다.
그러나 12일 아주의 소속사인 라이온미디어는 "방송사와 시각 차를 좁히지 못해가사의 일부를 수정해 재심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라이온미디어 관계자는 "가사의 일부분을 '재벌 2세지만 돈으로는 사랑을 얻을 수는 없다'는 요지의 가사로 수정했고 특히 문제가 된 랩 부분도 물질이 허무하다는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하고 이같은 사회에 화두를 던지기 위해 재벌 2세라는 소재로 노래를 만들었는데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며 "하지만 일부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도록 가사를 수정하는 것이 낫다고 결론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