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욕심과 고집 버려 새로운 날 왔죠"

5집 타이틀곡 '사랑..다 거짓말' 인기

가수 린(28ㆍ본명 이세진)은 "이번 음반은 마음을 완전히 비웠다"고 말했다.

 

가수들의 굴레가 되기도 하는 음악적인 욕심과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덕분인지, 우연인지 5집 타이틀곡 '사랑..다 거짓말'과 앞서 발표한 디지털 싱글 '매력쟁이'까지 음악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진입해 상승세다.

 

"2집 '사랑했잖아'가 히트한 후 3집부터 제 욕심이 많이 들어갔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하는 게 있는데 대중과 동떨어진 음악을 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걸 버리고 사람들이 제게 원하는 걸 받아들였죠"

 

음반 제목이 '렛 고, 렛 인, 잇츠 어 뉴데이(Let go, Let in, It's a new day)'인 것도 버리고 받아들임으로써 새로운 날이라는 뜻이다.

 

그는 "2집 이후 '린의 노래 바탕은 뽕끼'라는 말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린은 그것 밖에 못한다는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누가 등을 떠밀지도 않았는데 홀로 몸부림쳤다는 걸 깨달았다. 욕심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나니, 한결 폭넓어진 음악 장르와 다양한 음색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별 후의 여심을 담은 '사랑..다 거짓말'은 린 특유의 우는 듯 호소력 짙은 음색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보사노바 풍의 '러브 송(Love Song)', 재즈 풍의 '므네모시네', 이소라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데이트'는 그의 발라드와 목소리에 익숙해진 음악 팬이라도 '린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기억을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인 '므네모시네'는 악기를 많이 써 뮤지컬처럼 웅장한 사운드로 완성했어요. 제가 불렀던 노래와는 180도 달라요. 이렇게 건방진 스타일로 노래한 것도 처음이죠. 하하. '데이트'를 부를 때는 애드리브를 완전히 뺐어요. 그랬더니 저라고 얘기하기 전에는 잘 모르던데요. 신선한 작업이었죠. 이런 곡들을 부르면서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게 됐어요. 훌륭한 음악성이 있지 않아도 밑바탕만은 성장한 기분이에요"

 

여기에 '사랑..다 거짓말', '러브 송', '노래편지' 등 평소 동료 가수들도 인정하는 작사 실력을 7곡에서 뽐냈고, '공감' 한 곡을 작곡했다.

 

노랫말이 대부분 사랑 얘기인 데 대해서는 "'사랑..다 거짓말'이 내 경험의 한 페이지인 것처럼 경험담도 있지만 상황 설정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팬들은 모두 내게 '힘내라고'하더라"며 웃었다.

 

린은 "이제 정말 열심히 노래해야 하는 나이"라며 "지금은 돌연 시집이라도 간다면 (내 음악생활이) 아까울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시집을 갈 때) 내 음악생활이 너무 아깝도록 더 이뤄놓고 싶다"고 했다.

 

"이제 20대 막바지잖아요. 제게 20대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면 의욕이 불타죠. 저는 30대 여성이 가지는 미묘한 매력을 꿈꾸기도 해요. 특별한 30대를 위해서는 20대에 쏟아부어야죠. 늘 30살 전에는 결혼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제가 준비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을 때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