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솟대엔 사랑과 희망이 담겨있죠"

전주공예품전시관서 '솟대 조형전' 여는 박정숙씨

솟대가 천장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전시장. 그는 솟대를 '희망 안테나'라고 표현했다.

 

"특수교육을 하면서 우연히 교육과정 중에 흙을 접하게 됐어요. 촉감이 부드러운 흙을 만지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아이들 정서에도 좋아 미술치료 효과가 있죠. 거기서 솟대를 떠올렸는지도 모릅니다."

 

24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솟대 조형전'을 열고있는 박정숙씨(44·익산시 어양동). 흙으로 솟대를 세운 그는 특수학교 교사다. 선화학교, 군산명화학교 등 3년 전까지만 해도 도내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충남 부여 세도중학교에 재직 중이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마을 사람들의 복을 비는 마음. 옛 사람들이 마을 입구에 솟대를 세우던 것과 같은 의미에요. 또 솟대는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고 따뜻함이 느껴지잖아요."

 

작가로서 흙을 대면해 온 지도 어느새 10년. 솟대가 가진 의미를 주목해 2년 전부터 준비해 온 이번 전시는 희망 하나를 가슴에 품는다는 생각으로 펼쳐놓은 첫번째 개인전이다.

 

하지만 나무와 달리 흙으로 솟대를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박씨는 "가마 속에서 깨지거나 유약 색깔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작가라면 누구나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듯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했다"고 말했다.

 

"흙이나 솟대나 전통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로 옹기토와 옹기유약을 사용해 전통옹기의 맛을 내고 싶었어요. 같은 소재라 혹 지루할까봐 솟대나 오리(새)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형태로 확장해 보고 싶었죠."

 

"오리는 물과 땅, 하늘을 넘나드는 영적인 동물"이라는 박씨. 그는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