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양계사업을 접고 일용직으로 아홉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버지가 쓰러진 건 3년 전.
당뇨합병증에 간경화 판정을 받고 아버지가 자리에 눕자,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가족들의 가장이 돼야만했다. 그때부터 엄마를 대신해 밥, 설거지, 빨래, 아버지 수발 등을 맡은 건 7남매의 맏딸 설희. 식구의 살림에, 틈틈이 공부까지 해야하는 설희의 방은 가장 먼저 불이 켜지고, 가장 늦게 불이 꺼진다.고된 살림살이에 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어도 반에서 5등 이하로는 내려가 본 적이 없는 중 3 설희... 힘들수록 공부를 열심히 해 훌륭한 사람이 돼야만 부모님이 못해보신 걸 다 해드릴 수 있다는 것이 예비 고등학생 설희의 생각이다.
살림도, 공부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야무지게 해내는 칠남매 맏딸 열여덟 설희-
설희는 부모님에게도, 여섯 명의 동생들에게도 든든한 맏딸이자 큰언니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