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되니 이제야 감정을 연기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대본대로, 잘 모르고 하는 것이었죠"KBS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서 중년의 사랑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박상원(50)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요즘은 30-40대가 사회의 중심이고, 50대가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시대"라며 "사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사랑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40-50대도 여전히 열정적이고 낭만이 있는데 오히려 미디어 환경이 시대를 못 따라간 것이 아니냐"며 "어느 순간 반짝하다가 진짜 연기를 하려고 하면 설 공간이 없어지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희 나이가 되면 연기는 해야하는 데 할 운동장이 없어요. 처음 드라마를 시작할 때 한 후배가 '선배님이 이번에 잘하셔야 저희도 나중에 할 것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연기자들에게 조금 밝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분 좋습니다"그는 함께 연기하고 있는 최명길, 전인화 등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이 '쨍쨍하게'잘 맞아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신뢰를 할 만한 연기자들이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하게 됐죠. 오랜만에 연기하다 보니 상대 배우와 호흡이 쨍쨍하게 맞물려가는 맛이 짠하기도 해요""촬영 틈틈이 쉬는 시간에는 집안 얘기, 아이들 얘기를 하다 보니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게 좋네요"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지방에서 칩거하고 있는 최민수에 대해 "사건 내용을 잘 알고 있기에 너무 안타깝다"며 "최근 감정적으로 많이 좋아진 상태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모래시계'에 최민수와 함께 출연하기도 한 박상원은 "(최민수는) 훌륭한 연기자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에서 훨훨 뛰어놀며 연기해야 이익이지, 지금 그의 상황은 우리로서도 손해"라고 덧붙였다.
20여년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해왔고 최근에는 지난해 개최한 사진전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한 그는 "지금까지 이상적이고 반듯한 역할을 많이 해 온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안되지' 라는 생각에 불편하고 떠밀리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편안하고 좋게 가고 있는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흉내라도 내라'고 말해요. 그것으로라도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고, 흉내내다 보면 언젠가는 그쪽으로 가게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