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도시디자인, 지역의 자연·역사·문화 고려해야"

오바 요시미 이시카와현 비주얼 디자인협회장

"문명이 세계로 퍼져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면 문화는 지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글로벌'이라는 격렬한 조류의 소용돌이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주체성을 심도있게 묻는 일이 한층더 요구되고 있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과 함께 이시카와 그래픽 디자인·한국전 '이시카와·가나자와-마음과 형상'을 공동주관한 이시카와현 비주얼 디자인협회 오바 요시미 회장은 "전주는 전주다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 회장은 가나자와 학원대학 교수이자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종합디렉터로,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문화감각을 지니고 있는 가나자와의 문화정책 자문 브레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시디자인은 우선 그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함께 고려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활력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전주에 와서 가장 실망스러운 것이 간판이었는데, 가나자와는 도시디자인을 위해 건물 위에 간판을 설치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4년만에 다시 전주를 찾은 오바 회장은 그동안 변화한 한옥마을에 대한 인상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4년 전보다 문화 관련 상품들이 만족할 만큼 좋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지담의 한지조명등과 조석진 명장의 전통가구는 전통을 현대적인 센스로 계승해 디자이너로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오바 교수는 "외국인이 사고싶은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감각에 맞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일본인을 타켓으로 한 문화상품을 만들거나 한국의 전통공예가 일본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디자인만큼은 일본의 문화와 감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 교수는 한옥마을 경관에 대해서는 "실개천과 야간조명이 너무 인공적"이라며 "자연적인 느낌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