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문턱을 낮춘 라디오 방송을 꿈꿨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정장을 입고 전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은 일반인이 참여하기엔 부담이 있죠. 스튜디오 같은 카페, 카페 같은 스튜디오가 '산조 라디오 카페'의 지향점입니다."
일본 소출력 라디오 방송인'산조 라디오 카페'를 열었던 테츠오 마츠우라씨(32·세계공동체라디오협회 동아시아 의장)가 27일 한국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 현장을 점검차 전주시민미디어센터영시미(소장 장낙인)를 찾았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은 소출력(1W 이하)으로 반경 5km 내외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밀착형 방송. '산조 라디오 카페'는 카페에 스튜디오를 마련해 시민들이 일정 금액을 부담해 방송을 제작하고 그것을 송출하는 신 개념의 대안 언론이다.
본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자였던 그는 기존 작품을 비틀거나 꼬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다큐멘터리 방송 제작에 한계를 느껴 소출력 라디오 방송에 주목하게 됐다. 캐나다 미디어 연수를 받던 중에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꾸리는 동네 라디오 방송을 통해 눈을 뜨게 된 것.
"처음엔 인지도가 낮아 청취율이 낮았지만, 현재는 알고 듣는 사람은 꽤 많아졌습니다. 실제 방송엔 진행자와 엔지니어만 투입되고, 도움이 필요할 때만 PD가 투입돼요. 다 시민들의 손으로 꾸려진다고 과언이 아니죠."
'산조 라디오 카페'는 24시간 음악 방송 외에 환경, 평화, NPO 등 주제로 한 제작 방송이 꾸려진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공정 무역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NHK에서도 취재해갔을 만큼 좋은 반향을 얻었다. 가게 점원, 대학 교수, 학생들을 초청해 초콜릿, 커피, 옷 등 공정무역 상품을 소개하고, 왜 그 물건들을 사야 하는지 등 현장감 있게 전달해 주목을 이끌어냈다는 것.
현재 교토에 있는 대학과 협력을 맺어 대학교 방송 모임이나 홍보부 방송 제작 스태프가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리츠메이칸 대학에선 '산조 라디오 카페'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학생들도 자원봉사로 많이 참여하고 있다.
운영비는 회원들의 입회금이 거의 전부. 광고나 스폰서가 있긴 하지만 매우 적고, 교토시에서 지원을 받고 있으나, 간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산조 라디오 카페'에서 손을 떼고, 세계공동체라디오협회(Amarc)에서 소출력 라디오 방송 정책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끌어가지만, 정부에선 커뮤니티 라디오의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데다, 주식회사 형태의 큰 자본력에 바탕을 둔 소출력 라디오 방송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세계공동체라디오협회에 가입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추진해서 앞으로 국제 협회에서 만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