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다.
"못 배운 것도 나이가 들면 사그라 들 줄 알았는데, 안 잊혀지대요. 정말 한이 될 것 같았어요."
4일 오전 10시 전북도립여자중고등학교(교장 홍성임) 입학식. 새학기를 맞게 됐다는 김덕순씨(52)의 표정에선 만감이 교차됐다.
5 ~ 6 년 전부터 마음 속으로 벼르던 일이었지만, 걸림돌이 많았다. 3년 전 머뭇거리다 중학교 입학 원서를 냈다. 가족이 아파 병수발을 드느라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다시 넣었다. 이번엔 아들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경황이 없어 면접 날짜를 놓쳤다. 속상한 마음에 학교까지 달려가 사정했지만, 올해를 기약해야 했다.
삼세번이라고 하지만, 또 무슨 일이 생길까봐 불안해하던 그에게 딸은 "엄마가 아니면, 누구를 뽑겠냐"며 "무조건 붙는다"고 격려했다. 의젓한 딸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고 다시 울먹였다.
7남매 맏며느리로 아이 셋을 키우면서 간식비라도 보태볼까 하고 억척스럽게 살아왔던 지난 26년. 가전기기 점원, 정수기 판매원 등을 거치며 1등 판매사원을 놓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말을 건네고, 그들에게 요긴한 정보를 빨리 파악해 알려주다 보니, 판매실적은 좋을 수 밖에. 승진의 기회도 몇 번 왔다. 하지만 졸업장이 없어 스스로 자리를 접고 직장을 나와 자신감 없는 자신을 탓했다. 스스로를 변화시킬 돌파구가 찾아 여기까지 온 것.
"홍성임 교장 선생님 말씀대로 지식을 배워가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삶의 지혜를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듭니다. 낡은 나를 버리고, 당당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가 앞서거든요. 모르는 것은 무조건 묻고 배워야죠. 욕심일지 모르지만, 대학교, 대학원 석사·박사과정까지 진학해 그간의 한을 다 풀고 싶습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입학식이 기념사진 촬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아줌마 신입생들의 표정에선'앳된'설레임이 계속됐다. 이들의 새출발을 위해 김완주 도지사 내외, 최규호 도교육감, 김희수 도의회 의장, 이영조 도의원, 조금숙 전북경제살리기 공동대표, 강원자 전북여협 회장, 박영자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한명규 전 정무부지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