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진솔함 배어나는 향기로운 글

석인수씨 첫 수필집 '생각이 머무를 때면' 펴내

"젊은 시절 언젠가 저 자신에게 한 약속이 있었습니다. 환갑이 되고 정년이 되면 책 한 권 내겠다는 것이었죠. 글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한가지 숨길 수 없는 것은 그냥 글이 쓰고 싶었고 글을 쓰는 게 좋았다는 겁니다."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문단에 처음 나올 때에도 '생활 속의 진솔함이 그대로 배어났다'는 평을 받은 수필가 석인수씨(61). 첫 수필집 「생각이 머무를 때면」(수필과비평사)을 펴낸 그는 "미사여구를 넣어 아름답게 꾸미려는 흔적보다는 단출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질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에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만 덩그렇게 하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살아왔습니다. 문학에 있어서도 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여과없이 전해주고 싶습니다."

 

생활 속에 수필의 소재는 무수히 많다고 생각한다는 석씨. 그는 어렵거나 문학적 면모를 갖추기 위해 억지로 짜맞추기 보다는 읽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독자에게 여운을 남기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글. 그는 "마음밭이 척박하고 견문조차 일천해 쓸만한 글이 나올 리 없다"며 겸손해 하지만, 그가 빚어낸 글은 때로는 연애편지처럼 향기롭고 때로는 칼럼처럼 날카롭다.

 

1968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로 만 40년이 됐다. 전북도 건설교통방재국장과 새만금환경국장, 새만금개발국장, 경제자유구역 추진기획단장 등을 지내다 정년을 1년 반 정도 남겨두고 명예퇴임을 결정했다. 그는 "평소에도 사람은 물러날 때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고지식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공직 생활만 해왔지만 이제는 문학에도 마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출판기념회는 20일 오후 5시 전주코아호텔.

 

부안 출생으로 전북대 대학원에서 공학석사, 원광대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으며 승정대학교 지역개발대학원을 수료했다. 현재는 원광대 토목환경공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