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지로 만난 사람들' 15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

한지, 그 은은한 아름다움

왼쪽부터 한오경씨 정은경씨 한병우씨 김민자씨 (desk@jjan.kr)

한지가 생활과 만났다.

 

한지에 조명등, 쿠션, 발 등 다양한 오브제가 덧대어져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미감이 살아난 전시.

 

15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지섬유작가 한오경(43) 정은경(46) 한병우(46) 김민자(52)씨의 '한지로 만난 사람들'이다.

 

"2년 전부터 전시하자고 말만 오가다 비로소 올해 실행에 옮겼습니다. 1월에 시작했으니, 시간이 촉박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나요."

 

오경씨는 '한지 속 한글'을 담아냈다. 작품에 앉혔을 때 가장 한국적인 정서에 맞닿은 것이 한글이었다고. 은은하면서도 격조있는 조명등과 조각보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아울렀다.

 

병우씨는 한국의 몬드리안을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문향의 조명등, 부채, 발을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밥상문화잖아요. 상보를 보면 남은 천조각을 기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면구성이 참 아름다웠구나 싶었어요. 어렸을 적 창호지 문살에서도 모티브를 따왔구요. 작품이 딱 떨어진다, 깔끔하다는 말을 많이 듣죠."

 

쿠션, 방석에 한지사로 화사한 꽃을 피워낸 은경씨 작품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이미지가 표현돼 쿠션 하나만으로도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소품으로 많이 쓰여진다.

 

민자씨는 민들레, 개나리, 구절초 등 한지사 위에 피워낸 야생화 작품이 많다. 오브제가 많지 않아 한지 느낌이 많이 살아나진 않지만, 봄의 왈츠를 연상시키는 꽃의 향연을 품어낸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앞으로 작품의 외연을 넓혀 타지역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도 연계해 색다른 작품 세계를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 365일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보니, 서로 짬을 내기가 어려워 오픈식(10일 오후 5시)도 늦게 하게 됐다고. 관람객들이 부채나 쿠션 등을 만지는 경우가 있는데, 눈으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