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정영일은 12일(한국시간) 인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평가전을 보러 구장을 찾았다.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정영일은 관중석에서 김광현(SK), 윤석민(KIA), 봉중근(LG) 등 친분 있는 대표팀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광주 진흥고 재학 시절 김광현, 임태훈(두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정영일은 연고 프로구단인 KIA의 제안을 뿌리치고 2006년 에인절스와 계약금 100만달러를 약간 넘는 금액에 사인했다.
2007년 루키리그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00을 남긴 정영일은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하다 결국 지난해 팔꿈치 인대 이식 수술을 받았고 올해 6월 재기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태극마크를 단 선배, 동기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던 정영일은 "TV로 WBC 경기를 다 봤다. 한국의 투수력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3년째를 맞는데 귀국하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든다. 미국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보다 좋은 제안이 있다면 한국에 일찍 돌아가겠다"며 국내 복귀 의사를 강하게 표출했다.
그러나 야구규약상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1999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2년간 국내에 복귀할 수 없어 정영일의 바람이 실현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또 정영일이 시속 149㎞의 빠른 볼을 뿌렸지만 수술 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올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야 국내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