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대선과 지난해 총선에서 잇따라 낙선한 정 전 장관은 지난해 미국으로 떠난뒤 재기를 노려왔다. '우연찮게' 자신을 키워준 전주 덕진에 기회가 찾아오면서 정 전 장관은 출마발표 전날까지 선택을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텃밭에서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감과 출마 반대 여론사이에서 심적부담이 그만큼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택했지만 넘어야 할 장애가 너무 많다. 우선 손쉬운 재기를 노린다는 비판 여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심이다. 그는 대선과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이 수도권이 아닌 '땅 짚고 헤엄칠 수 있는 텃밭'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 전 장관의 선택은 민주당에 엄청난 후폭풍으로 작용할 조짐이다. 당 지도부는 최근까지 정 전 장관에게 당내 부정적 여론을 전하면서 '결정시 당과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달라'며 사실상'출마 불가론'을 전달했지만 그의 결심을 꺾지 못했다.
이제 공은 공천권을 쥔 당으로 넘어갔다. 전주에서의 개혁공천 바람을 수도권에 연결시켜 필승을 노리던 당으로서는 개혁공천 퇴색과'호남정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칫 신―구주류간 주도권 다툼으로 인한 내홍까지 예상된다.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구를 떠난 정 전 장관의 귀향에 지역의 여론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일부 시민단체는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애정을 갖고 그에게 전국 최고의 지지와 성원을 보냈던 지역민들은 위상에 걸맞는 재기를 바랐던게 사실이다. 큰 판을 등지고 고향을 다시 찾는 그를 어떻게 맞아들일지 미지수다.
정치인이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을 통한 감동을 국민들에 주어야 한다. 정 전 정관과 같은 손쉬운 재기선택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