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企 기술보안시스템 구축 서둘러야

산업기술의 유출은 기업에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줄 정도로 피해가 크다. 기업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새 기술을 개발한다 해도 상품화 이후 곧바로 경쟁업체에 넘어가면 어느 한 순간 중대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첨단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면 피해는 국가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 각국이 보안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각종 법규를 강화하는 이유다.

 

산업기술 유출은 대기업에 비해 중소·벤처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중소·벤처기업은 출입을 제한하거나 주요 설비의 물리적 보안에만 치중할 뿐 투자 여력등이 없어 사내 네트워크의 보안 시스템 구축및 강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을 막고 있는 국가정보원 자료는 이같은 중소·벤처 기업의 보안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첨단 산업기술의 해외 불법유출 시도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16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중소·벤처기업인 것으로 나타나 기술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보안시스템은 상대적으로 허술한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의 경우도 이같은 기술 유출의 예외가 아니다. 실제 지난해 익산 가발원사(原絲) 제조업체의 첨단 핵심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뻔 하다 국정원에 덜미가 잡혔다. 직원 4명이 제조기술과 해외 영업망 등의 자료가 담긴 파일을 유출하려다 수사망에 포착된 것이다.

 

기술유출은 사내 직원들이 외부의 유혹에 넘어가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물리적 보안만으로는 힘들다. 근본적인 사내 네트워크 보안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도내 업체들의 인식 수준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보안시스템 구축사업에 도내에서는 4개 업체만 신청할 정도로 보안시스템 필요성 의식이 결여돼 있다. 전국적으로 신청업체가 126개에 이르고, 도내 중소기업체가 7000여개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업체들의 보안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도내 중소·벤처기업은 최근 산·학 공동연구 활성화로 첨단기술 개발에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성과가 한 순간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술보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 업체나 개발을 진행중인 업체들은 보안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