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마지막 선비 강암 송성용 선생. 지나온 그리고 오늘도 이어지는 그의 정신세계가'강암 송성용 선생 제10주기 추모제전'을 통해 재조명된다.
27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추모제전엔 강암 선생 제자들의 모임인 연묵회(회장 김승방) 회원들의 전시로 생명력을 이어간다. 자연과 내밀한 교감 끝에 쓴 그의 한시를 소재로 한 제자들의 첫 작품들이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되새기며'강암체' 모방을 반복하기를 수십여년. 회원들은 골격미와 갖춘 그의 오체와 인품의 향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손님이 오면 손수 대문을 열어 맞이하고 떠날 때는 대문까지 나와 배웅했던 그의 면면의 삶이 한시를 통해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遊望海寺(유망해사)'를 선보인 김춘자씨(53)는 "10년 만에 화암사를 방문해 강암 선생이 쓴 현판을 보며 그를 기억하는 스님과 소회를 풀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순리에 따르는 자연의 이치를 노래한 그의 맑은 성정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강암 선생의 지도를 받았다는 김종대씨(51)는 행서와 초서를 섞은'課次韻 三首(과차운 삼수)'를 내놓았다. 그는 강암 선생의 한시를 통해 짝지어 지나가는 병아리, 풀 뜯는 소와 염소 떼의 평화로운 풍광을 담아내 자연과의 깊은 조우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선지가 아닌 한지에 글과 그림, 색을 덧입힌 유인숙씨(48)는'鳥島雜詠(조도잡영)'를 통해 "강호에 여름이 들어 돛배를 타는 청명함을 표현했다"며 "한지는 발묵이 훨씬 더 고급스럽고, 시간이 갈수록 색감의 깊이가 배어나 그의 고고한 삶과 예술의 경지를 아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제전 감사패 주인공은 김병기 전북대 교수. 강암 선생의 작품 세계를 연구하고, 이해를 돕는 해설과 함께 「강암 송성용 시문」과 「강암 송성용 행장」 발간 공로로 받게 됐다. 김 교수는 이날 추모 강연을 나설 예정.
김승방 연묵회 회장은 "10주기 추모전에 앞서 26일 연묵회 회원들과 강암 선생의 묘소에 들러'고묘제'를 할 예정"이라며 "제자들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킨 그를 추모하는 여정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연묵회의 제41회 전시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