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문계고 교육 활성화 시키려면

전문계고(옛 실업고)는 그동안 기능인력을 양성해 국가 산업발전의 일익을 담당 해왔다. 하지만 국내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대졸자를 우대하는 학벌 위주의 사회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실업교육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학생들의 기피로 실업고는 정원 미달사태까지 빚고 있고,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계속 높아져만 가는 추세다. 정부가 100여년 동안 사용되던 '실업계 고교'의 명칭을 '전문계 고교'로 바꾸고 분야별로 특성화고를 육성하고 있지만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주에서 그제 열린 도내 공업고등학교장회의에서 제시된 의견들은 전문계고가 현재 직면한 문제점들을 현장의 목소리로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석자들은 전문계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문계고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현대적 교육시설이 갖춰질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첨단기술 관련 전문교육인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도내 21개 전문계고 졸업생 5708명 가운데 취업자는 전체의 22%, 대학 진학생은 60.5%로 집계됐다. 진학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대기업들이 군대를 마치지 않은 졸업생 채용을 꺼리는데다 중소기업들의 해외이전등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등 취업문제를 우선 들 수 있다. 게다가 전문계고 졸업생이 취업한다 해도 급여수준이 대학졸업자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전문계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도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원인들이 맞물리면서 갈수록 전문계고 졸업생들의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전문계고에서는 진학지도를 위한 진학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전문계고의 교육 활성화는 교육현장과 사회 수요 간의 이같은 격차와 괴리를 해소하는 방향에서 모색돼야 한다. 전문계고 교육의 수준이 높아져 기업이 전문계고 졸업생을 선호하게 되고, 전문계고 졸업생들이 굳이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처럼 너도나도 대학에 진학하는 현상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시급한 것이 전문계고의 교육인력 확보와 시설투자다. 최첨단 실습 기자재를 구비해 실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 대기업이 예비인력을 직접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인적·물적으로 돕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숙련된 기능인력에 대해서는 대졸자 못지 않은 대우를 해주는 것도 기업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