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21일, KBS 보도본부 차장이던 그는 광주시민 참살 현장을 단독으로 방영했다.
당시 모든 언론이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돼 5·18일 참사도 보도 금지 상태. 그는 즉각 해직됐고, 언론 통·폐합으로 전국 900여명의 언론인들도 갈 곳을 잃었다. 그는 언론인·공무원을 포함해 8900여명의 복직운동을 위해 투쟁의 선봉에 섰다.
1993년 KBS 전주총국장에 재직 당시 기자들을 대상으로 촌지 안받기 운동을 이끌어냈다. 출입 기자실에서 축의금 명목으로 월급 급여의 몇 배가 되는 돈이 주어졌던 관행이 언론 통제의 또다른 방법이라고 직시했던 것. 그 공로로 전주시 문화상, 사선문화상을 타게 됐다.
민주화 투쟁의 들머리에서 대한일보와 KBS 기자 등으로 활동해오던 장두원 아시아투데이 부회장(70·사진)이 「언론, 그 일그러진 자화상」(정은출판)을 출간했다.
그는 3대째 독립운동가 집안의 핏줄을 타고 났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으로 원칙을 강조한 삶을 살았으나, 스스로도 부끄러운 기억이 많다고 할 정도로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언론에 대해 강한 질타를 해왔던 그다.자기 고백 또는 참회록 성격을 띄는 책이지만, 핏대를 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던 그가 책 속에서 뛰쳐나올 것만 같다. 대한일보의 햇병아리 기자 시절부터, 막혔다 터졌던 광주 민주화 보도, 그 뜨거웠던 5월의 함성, 엇박자로 추진됐던 해직자 명예회복 등 언론의 빛과 그림자가 꼼꼼하게 기록됐다.
중국 정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4세기 고구려의 무용총과 각저총 벽화가 훼손된 모습을 담아내 우리 문화의 정수 찾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던 시절, 고은 시인, 소설가 이문열씨 등 한국 작가가 노벨 문학상 유력 수상자로 떠오를 수 있도록 공을 들였던 이야기가 솔직담백하게 담겼다.
"과거를 반성하되, 젊은 언론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각자의 직분에 충실해주기를 바라고 싶은 마음에서 썼습니다. 성공한 기자는 못 되더라도 기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큰 욕심없이 현재까지 지켜온 삶의 원칙들을 지키는 삶을 살겠습니다."
김제 출생인 그는 대한일보, KBS 방송총국을 등을 거쳐 현재까지 언론에 몸담고 있으며, 현재 아트비전 감사,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한국문학번역금고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