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동부 익산지청을 군산지청으로 흡수 통합한다는 청천벽력으로 지역민 전체를 발끈케하더니 4월 들어서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익산시의 생활용수 공급체계를 광역상수도 급수체계로 전환시키려 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시민정서에 너무 동떨어진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연이어 접하고 보니 참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익산을 보는것 같아 무척이나 안타깝고 황당스럽다.
요즘 익산지역 분위기는 엊그제 전해진 노동부 익산지청에 대한 군산지청으로의 흡수 통합으로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다.
물론 노동부의 통합 계획이 시민들의 응집된 결사항쟁으로 일단은 백지화로 돌아섰지만 워낙 민감한 지역현안문제였던 만큼 혹시나 하는 우려를 걱정하는 지역 밑마닥 정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한 민심이 감돌고 있다.
이같은 뒤숭숭한 분위기속에서 정부와 전북도가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 일환으로 익산시민에게 공급되는 생활용수 취수지점인 완주 고산의 어우보를 전주천 합류지점인 삼례 하류쪽으로 위치 변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익산을 뭘로 보고 동네 북처럼 휘둘러 대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분통이 터지고 있다.
국가적 사업인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임이 들려오고 있지만 청정 1급수의 깨끗한 물을 버리고 전주천을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받으라는 일방적인 계획 추진 소식은 결국 시민은 없고 새만금정책만 존재하고 있는것 같아 익산을 또다시 뿔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익산시에는 대아댐에서 6만5천톤, 용담댐에서 5만톤 등 하루에 총 11만5천톤의 생활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대아·경천저수지의 물줄기 합류지점인 완주군 고산면 어우리에 있는 어우보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생활용수는 청정수인 1급수로 32만의 익산시민은 물론 1,500만평의 농경지에게 있어 말그대로 생명의 젖줄이다.
그런데 전북도와 정부가 새만금수질개선을 내세워 익산시 생활용수 취수지점을 전주천으로 변경하려는것은 그동안 자체생산해온 익산시의 원수생산을 중단시키고 광역급수체계로의 전환을 사실상 유도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민들이 크게 분노하며 반발하고 나선 근본적인 이유다.
즉, 전주천 하류지점은 전주공단에서 나오는 각종 공단폐수로 인해 아무리 정수 처리를 한다고 해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여 전주천 하류지점에서의 취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결국 익산시민들은 오로지 광역상수도를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받을수 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깨끗한 물을 먹어왔던 그동안의 권리 포기도 이처럼 억울한데 설상가상으로 종전 톤당 760원씩 지급하던 상수도요금을 앞으로 광역상수도를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 받을 경우 무려 43%나 인상된 톤당 1.090원의 경제적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한다니 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하지 아니할수 있겠는가.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그들의 입장도 십분 이해할수 있지만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을 통해 익산시민들에게만 고통감수를 강요하는것은 도저히 설득력이 없고 납득할수조차 없기에 부디 새만금수질도 개선하고, 시민들은 종전과 다름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용수를 공급받도록 하는 1석2조의 현명한 솔로몬 해법이 조속히 마련돼 제시되길 바랄 뿐이다.
광역급수체계로의 전환에따라 추가발생될것으로 예측되는 104억여원의 상수도 요금인상분에 대해 익산시에서 제안한 국비및 도비 보전과 관련하여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긍정적인 연구검토와 더불어 새만금수질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어우보 이전에 신경 쓰기에 앞서 왕궁 축산단지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는것이 보다 확실하고 올바른 정부 정책이 아닌가 싶다.
/엄철호(익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