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은 종묘제례악을 일본강점기 이전 형태로 재현해 16일 오후 국악원 예악당에서 정악단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의 역대 제왕을 섬기는 종묘 제례 때 연주되던 음악으로, 세종 때 만들어진 음악인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 각 11곡 등 총 27곡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보태평, 정대업을 중심으로 전폐희문(奠幣熙文), 옹안지악(雍安之樂) 등 24곡의 연주와 노래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향악의 근간이 되는 악기 편성인 '삼현삼죽(三絃三竹)'을 그대로 복원한 점이 특징이다.
삼현삼죽은 가야금, 거문고, 향비파 등 세 종류의 현악기와 대금, 중금, 소금 등 세 종류의 대나무악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음악 중 유일하게 삼현삼죽을 편성했지만, 오늘날의 종묘제례악은 삼현이 단절된 채 전승돼 왔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는 현악기 선율을 되살려 최대한 본래 소리와 가까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뜰에서 연주할 때 낮은 곳에 편성하는 악기인 '헌가(軒架)'도 본래의 장엄한 편성을 재현한다. 이에 따라 통상 한 틀씩 놓이는 편종과 편경을 조선 때처럼 북, 동, 서쪽에 각각 한 틀씩, 모두 세 틀을 배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신(人神)에게 지내는 제사인 인제(人祭)에서 빠질 수 없는 악기인 노고와 노도도 추가 편성하는 한편 국악원 악기연구소에서 3년 만에 복원을 완료한 생, 우, 화 세 종류의 생황과 좌식방향, 당비파, 월금 등의 악기도 이번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조선 왕실에서 임진왜란 발발 300년을 맞은 1892년 개편한 종묘제례악의 형태와 유사하다.
국립국악원의 이숙희 학예연구사는 "종묘제례악은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본래 형태가 많이 축소돼 겨우 명맥만 유지된 상태"라며 "이번 공연을 첫걸음으로 국력이 가장 왕성했던 조선 초기 연주된 종묘제례악의 완벽한 형태를 복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8천-1만원.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