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경기 최은성 "멈추지 않겠다"

"이운재가 따라오지 못하게 더 열심히 출전해야죠"

 

프로축구 K-리그 통산 다섯 번째로 4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작성한 대전 시티즌의 골키퍼 최은성(38)이 "스포츠는 어차피 경쟁이다. 힘닿는 데까지 출전하겠다"며 식지 않는 노장의 열정을 드러냈다.

 

최은성은 지난 8일 치러진 프로축구 '피스컵 코리아 2009' A조 2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 출전하면서 개인 통산 4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지난 1997년 프로에 데뷔한 최은성은 지금까지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고 오직 대전 유니폼을 입은채 400경기에 출전, 현역에서 물러난 신태용 성남 감독이 가진 역대 단일팀 최다출전(401경기) 기록에 한 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최은성은 9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400경기째 출전하는 자리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써준 후배들이 고마울 따름"이라며 "솔직히 400경기라는 의미보다 팀 승리가 더 절실했다. 후배들이 잘해줘서 평생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스포츠는 어차피 경쟁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라며 "내 욕심대로 할 수는 없지만 힘닿는 데까지 출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은성의 포지션 라이벌은 역시 대표팀 수문장 이운재(36)다. 이운재는 1996년 수원에 입단해 지금까지 팀을 옮기지 않고 307경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최은성은 "이운재가 쉽게 기록을 깨지 못하도록 기록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웃었다.

 

최은성과 이운재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태극마크를 달고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비록 이운재가 전담 골키퍼를 맡았지만 최은성은 성실한 '훈련 메이트'로서 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위해 음지에서 땀을 쏟았다.

 

최은성은 "월드컵을 치르고 나서 이운재와 많이 친해졌다. 전화는 자주 못 하지만 경기가 있을 때마다 꼭 통화한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이어 "이운재의 몸이 많이 불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지만 개개인마다 스타일이 다르다고 본다. 만약 이운재가 살이 많이 빠진다면 지금의 실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라며 "선수들은 최적의 컨디션에 맞춰 몸 상태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이적 제의를 받았지만 정든 대전 유니폼을 벗을 수 없어 '붙박이 대전맨'으로 남은 최은성은 "지도자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하지만 팀에서 원한다면 끝까지 남아서 후배들에게 골키퍼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