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홈경기에서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 3-4로 뒤진 6회말 1사 1루에서 한신 우완투수 스콧 애치슨의 몸쪽 높은 슬라이더(시속 130㎞)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4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홈경기에서 좌중간 솔로 아치로 마수걸이 포를 때린 뒤 8일 만에 나온 홈런으로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 통산 450홈런에 1개를 남겼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324개, 일본에서 이날까지 6년 동안 125개를 때렸다.
6회말 이승엽의 뒤를 이어 아베 신노스케가 가운데 쪽으로 연속타자 홈런을 때렸고 요미우리는 6-5로 승리를 눈 앞에 뒀으나 마무리 투수 마크 크룬이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이승엽은 벌써 결승타를 세 번이나 놓쳤다.
4~5일 히로시마와 경기에서 이틀 연속 홈런과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으나 구원투수의 난조로 결승 타를 날렸던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타격 감각을 되찾은데 만족해야했다.
요미우리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6-6으로 비겼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에두가르도 알폰소와 번갈아 1루수로 출장 중인 이승엽은 이날 한신이 오른손 후쿠하라 시노부를 선발투수로 내세우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플래툰 시스템'으로 타격 감각이 온전치 않았지만 이승엽은 줄곧 강세를 보여온 한신을 상대로 1회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승엽은 2-0으로 앞선 1회 1사 1,3루에서 후쿠하라의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깨끗한 우전 안타로 첫 타점을 올렸다.
3-4로 뒤집힌 4회 무사 2루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서 아쉬움을 줬으나 6회 드디어 폭발했다.
1사 1루에서 애치슨이 던진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번쩍 휘둘렀고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요미우리 팬들로 가득 찬 우측 스탠드에 꽂혔다.
8회에는 좌투수 제프 윌리엄스의 복판에 몰린 빠른 직구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드는 등 5타수3안타 3타점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연장 10회 2사 1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맹타로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0.150에서 0.240(25타수6안타)으로 올랐다.
7일 요코하마전에서 삼진 2개를 당한 뒤 교체됐고 이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등 시즌 초반부터 위기에 몰렸던 이승엽은 이날 시원한 대포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승엽은 하루를 쉬고 14일부터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3연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