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건설공사 조기발주 '명암'

도내 업체, 상반기 수주량 늘었지만 하반기 경영난 불가피

"수주 늘었다고 좋아할 게 아니죠. 하반기에는 손 빨고 있을 수 밖에 없잖아요"

 

건설업계가 1/4분기 수주증가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하반기 수주난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와 도내 지자체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올해 계획된 건설공사의 조기발주에 적극 나서면서 수주가 크게 늘었지만, 하반기 발주공사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13일 건설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월말 현재 도내 공공기관의 발주량은 437건에 6214억원으로 이중 도내 업체 수주량은 437건 49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주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건수로는 231%, 금액으로는 172%나 증가한 것이다.

 

도내 건설업계의 수주가 크게 증가한 것은 하반기 예정 발주량까지 앞당겨 발주했기 때문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조기발주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이 이날 현재 발주한 건설공사는 총 3028건 3조1400억원으로, 올해 발주 예정공사 4804건 4조1649억원의 75%가 이미 발주됐다.

 

반면 이같은 조기발주는 하반기에는 발주량 감소로 이어져 미수주업체들의 수주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발주량이 상반기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건설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건설업계는 하반기 추경 등을 통해 SOC 사업의 추가 발주 등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협회 도회 관계자는 "지금은 좋지만 하반기 발주물량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이므로 수주를 못한 업체들은 경영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대책을 요구했고, 전문건설협회 도회 관계자는 "공사가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건설장비 등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