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린카의 미래 - 강신재

강신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

 

지난 4월 9일 전북도청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산·학·연·관 합동의 '전북 에코-그린카 2020 프로젝트'의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그린카의 개발에 전면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전라북도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신 성장 동력이 될 그린카 관련 산업을 도내에서 육성해 우리 정부가 밝힌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실현'의 비전을 전북에서 실현하기로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그린카'란 무엇이기에 4대 강국에 들어야 하며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까?

 

그린카(Green Car)란 사전적 정의로는 기존의 내연기관 대비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클린디젤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차를 의미한다. 그리고 세계 자동차 산업계는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로 인해 향 후 그린카의 수요가 대폭 확대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연비향상과 저공해 차량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살아남는 문제와는 별도로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자동차의 평균연비를 리터당 15킬로미터로 높이기 위한 각자의 로드맵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해야만 한다.

 

극심한 불황의 한복판에서, 이제 그린카를 만들 수 없는 기술력을 가진 나라는 자동차산업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동차 생산량기준으로 세계 5위인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그린카 개발능력은 어떠할까? 산은 경제연구소의 '친환경차 시장동향과 대응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카의 선두주자인 일본에 대비한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 수준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본의 70%, 수소연료 전지 차는 65%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부품소재의 자급도가 50%정도로 낮은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지역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자동차산업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에서도 현재의 난관을 '성장의 제약조건'이 아닌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자동차 부품소재산업을 그린(Green) 자동차부품소재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그린카는 기계, 화학공학, 전기전자 및 제어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융·복합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 발표된 '전북 에코-그린카 2020 프로젝트'는 그린카의 융·복합 핵심기술 5개 분야를 모두 아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대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총괄함으로써 개발될 기술의 상용화 및 지역 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그린카 프로젝트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며 전라북도는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시점의 목표를 자동차 및 부품수출 100억불, 수출·종사자수·부가가치 국내 10% 점유율 확보, 글로벌 부품소재 전문기업 100개 육성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자동차 연비는 10% 개선되는데 그쳤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안에 15%의 연비를 개선해야만 하는데 이러한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관성으로는 불가능하다.

 

전자산업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혁을 통해 혁명적인 발전에 성공하였듯이, 기존 기술에서 단순 개선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에서 기술적 변혁을 통한 미래형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따라서 그린카 산업의 새로운 지역 "전북"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승부한다면 전북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 활로가 되리라 생각한다.

 

/강신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