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이른바 `그림로비 의혹'으로 물러난 지 오늘로 3개월이 됐으나 후임 인선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면서 "아직 최종 후보군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못한 상태"라고말했다.
현재로선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허병익 차장의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외부에서 민간전문가를 발탁해 국세청 개혁을 진두지휘토록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청와대는 `4대 권력기관장' 가운데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임채진 검찰총장, 강희락 경찰청장 등이 모두 영남 출신인 점을 감안해 국세청장은 `비영남 인사'를임명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좀처럼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후임 국세청장 임명 문제에 대해 "최종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밝혀 발표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에 대한 최종 인선안 보고와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한 정밀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 1~2주는 더 필요하다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인사라인 관계자는 "가급적 이달내에는 후임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라며 "조세업무에 정통하면서 내부 조직논리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고 개혁성과 도덕성도 갖춰야하기 때문에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지난 1월 21일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로 `금융팀장직'을 신설했으나 아직 초대 팀장 인사도 못한 상태다.
당초 청와대는 금융시장 상황에 정통한 민간 전문가를 발탁키로 하고 몇몇 일선금융업계 인사들에게 제안을 했으나 턱없이 낮은 보수 때문에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관급인 금융팀장의 연봉은 7천만~8천만원 수준인데 금융업계 인사들은 보통 수억~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데다 자리에서 물러난뒤에도 활동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청와대행(行)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임종룡 경제비서관이 사실상 금융팀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 경제특보인 사공일 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무역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청와대 안팎에서 경제특보 후임 인선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참모는 "사공 위원장이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특보직을 유지할 것 같다"면서 "그러나 강만수 신임 국경위원장이 특보직을승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