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유응교 전북대 교수 시집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

그에게 시와 건축은 하나다.

 

독수리 날개와 같은 T.W.A 공항이나 하얀 돛단배 같은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가 상징과 비유의 대표작.

 

'장미 꽃 같은 그대'를 노래한 시나 비발디의 사계의 화려한 연주는 음악의 상징과 비유, 은유다.

 

시를 짓는 건축가 유응교 전북대 교수(64·건축학과)가 지난해 출간했던 시집에 30편을 덧붙여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 를 펴냈다. 건축과 관련된 시 모음집이다.

 

"외국 대학에서는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 학기 시만 쓰도록 합니다. 시에 맞는 건물을 설계하라는 주문도 해요. 시의 감수성이 디자인 감각을 발달시킨다고 믿기 때문이죠. 건축도 시도 결국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의 7대조 할아버지가 수원성을 쌓은 주인공. 성을 튼튼하게 쌓으려면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물려준 할아버지는 시조를 늘 읊었다며 그 덕분으로 자신도 건축을 공부하고, 시를 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과 혼불''풍자와 해학''동결된 음악''독도의 독백'으로 시적 영감 속에 나타난 건축물들이 표현됐다. 건축물을 통해 바라본 종교와 죽음, 선과 악 등 담론들이 시적 감수성에 얹어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지인들에게 꽃과 음반, 시집을 선물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심을 잃지 말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소박한 바람.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전북예술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